자금출처조사는 이렇게 대응하라
10억짜리 아파트를 자녀 명의로 구입한다고 해보자.
부모에게 1억 원을 증여받고,
부모에게 4억 원을 빌리고,
자녀 돈 1억 원을 보태고,
은행에서 4억 원을 대출받는다.
합계 10억 원.
숫자만 맞춰보면 자금출처 준비가 끝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제 자금출처조사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돈의 출처만큼 중요한 것이 돈의 흐름이다.
누구 계좌에서 나왔는지,
어떤 계좌를 거쳤는지,
매도자에게 누가 송금했는지,
그 계좌에는 과거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에 따라 조사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오늘 상담한 고객도 비슷한 경우였다.
10억짜리 아파트의 자금계획
매매계약서를 보니 구조는 간단했다.
계약금 1억 원.
중도금 5억 원.
잔금 4억 원.
자금출처도 나름대로 준비해놓았다.
계약금 1억 원은 아버지에게 증여받는다.
중도금 5억 원 중 4억 원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각각 2억 원씩 빌린다.
나머지 1억 원은 자녀가 가지고 있던 적금을 해지해 사용한다.
잔금 4억 원은 은행대출을 받는다.
정리하면 이렇다.
**아버지 증여 1억 원
* 아버지 차입 2억 원
* 어머니 차입 2억 원
* 본인 적금 1억 원
은행대출 4억 원
= 총 10억 원*
고객은 아버지에게 증여받은 1억 원에 대해서도 증여세 신고를 할 생각이었다.
최근 10년간 직계존속에게 증여받은 사실이 없는 성년 자녀라고 가정하면,
1억 원 - 증여재산공제 5천만 원 = 과세표준 5천만 원.
세율 10%를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500만 원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별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실제 조사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문제는 돈이 움직인 계좌였다
계약금 1억 원은 아버지가 자신의 국민은행 계좌에서 매도자에게 직접 송금했다.
중도금은
아버지 하나은행 계좌에서 2억 원,
어머니 우리은행 계좌에서 2억 원,
자녀 본인의 적금에서 1억 원이 나갔다.
잔금 4억 원은 은행에서 대출받아 지급했다.
각각의 돈에 이름표도 붙여놓았다.
1억 원은 증여.
아버지 2억 원은 차용.
어머니 2억 원도 차용.
1억 원은 본인 자금.
4억 원은 금융기관 대출.
그런데 자금출처 실지조사가 시작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조사 과정에서 계약금과 중도금 지급에 사용된 부모 계좌의 금융거래가 확인됐다.
그리고 그 계좌에서 당초 아파트 구입자금과는 다른 거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가 당시 확인한 내용은 대략 이랬다.
아버지에서 어머니 계좌로 이동한 자금이 약 25억 원.
어머니에게서 큰아들에게 간 돈이 약 10억 원.
어머니에게서 이번 조사대상자인 둘째에게 간 돈도 있었다.
아버지의 다른 계좌에서도 자녀들에게 직접 송금한 상당한 자금이 발견됐다.
거기에 사업 관련 거래처와의 입출금 내역까지 섞여 있었다.
처음에는 자녀의 10억짜리 아파트 자금출처 문제였다.
그런데 계좌를 들여다보면서 다른 거래에 대한 세금 문제가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조사범위가 넓어졌고 부모의 사업 관련 세금 문제까지 이어졌다.
첫 번째 포인트 — 조사 확대를 막아야 한다
자금출처조사를 준비하면서 내가 중요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조사가 다른 문제로 확대될 위험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다.
물론 조사관이 아무 이유 없이 마음대로 조사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세무조사의 범위 확대에는 법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가 있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다른 과세기간이나 다른 세목에 관한 구체적인 세금탈루 혐의나 증거자료가 확인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녀의 아파트 구입자금만 설명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부모 계좌에서 과거 자녀에게 준 돈이 계속 발견되고,
사업 관련 매출이나 거래처 자금까지 섞여 나온다면,
그때부터는 처음의 자금출처 문제만 보고 끝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자금출처조사를 준비할 때 항상 말한다.
이번 부동산을 살 돈만 보지 말고 그 돈이 나온 계좌의 과거 거래까지 같이 봐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똑같은 자금구조로 산다고 해보자.
아버지에게 증여받을 돈 1억 원.
아버지에게 빌릴 돈 2억 원.
어머니에게 빌릴 돈 2억 원.
자녀 본인 자금 1억 원.
은행대출 4억 원.
총 10억 원이다.
이 경우 나는 먼저 자금의 원천과 이동경로를 한눈에 설명할 수 있도록 계좌를 정리하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정리’는 돈을 숨기거나 국세청의 확인을 피하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나중에 계좌가 전부 공개돼도 돈의 성격과 이동경로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만들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녀 명의의 계좌 하나를 이번 아파트 취득자금의 중심계좌로 정할 수 있다.
급여가 들어오고 정상적인 금융거래 내역이 확인되는 계좌라면 더 설명하기 쉽다.
아버지와 어머니 역시 증여하거나 빌려줄 돈의 원천이 명확하게 확인되는 계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계약금 1억 원
아버지가 자녀에게 1억 원을 증여한다고 해보자.
아버지 계좌에서 바로 매도자에게 보내는 것보다,
아버지 → 자녀 → 매도자
순으로 흐름을 만드는 것이 자금출처를 설명하기 쉽다.
아버지가 자녀의 전용계좌로 1억 원을 송금한다.
증여계약서를 작성한다.
증여세를 신고한다.
그리고 자녀가 자신의 계좌에서 매도자에게 계약금 1억 원을 송금한다.
그러면 나중에 계좌를 보면
아버지에게 1억 원 증여받음 → 그 돈으로 계약금 지급
이라는 흐름이 그대로 남는다.
중도금 5억 원
아버지에게 2억 원을 빌리고,
어머니에게 2억 원을 빌리고,
자녀의 적금 1억 원을 사용한다고 해보자.
아버지 → 자녀 2억 원.
어머니 → 자녀 2억 원.
자녀 적금계좌 → 자녀 중심계좌 1억 원.
이렇게 5억 원을 자녀 계좌에 모은다.
그리고 자녀가 그 계좌에서 매도자에게 중도금 5억 원을 송금한다.
계좌를 보면
**아버지 차입 2억
* 어머니 차입 2억
본인 적금 1억
= 중도금 5억*
이라는 구조가 그대로 보인다.
다만 가족 간 차용은 차용증 하나 작성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부모에게 빌린 돈인지,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지,
자녀에게 원리금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
실제로 원금을 상환하는지까지 보게 된다.
특히 상증세법은 채무를 자력으로 상환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 그 상환자금 자체를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하는 규정도 두고 있다.
따라서 차입은 처음 빌릴 때보다 나중에 어떻게 갚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잔금 4억 원
잔금은 금융기관에서 4억 원을 대출받는다.
가능하다면 역시 자녀의 아파트 취득 중심계좌를 통해 흐름을 연결한다.
은행대출 4억 원이 실행되고,
그 돈이 매도자에게 지급되고,
취득한 아파트에 금융기관의 근저당권이 설정된다.
그러면 자금출처가 명확하다.
금융기관 대출 4억 원 → 잔금 4억 원 지급
대출약정서와 금융거래내역도 그대로 남는다.
나중에 자금출처조사가 나오면 무엇을 제출할까?
이렇게 준비해두면 설명이 단순해진다.
매매계약서.
자녀의 아파트 취득 중심계좌 거래내역.
아버지와 작성한 증여계약서와 증여세 신고서.
아버지·어머니와 작성한 차용증 및 실제 이자지급 내역.
자녀 본인의 적금 해지내역과 자금형성과정.
은행 대출약정서와 대출금 입출금내역.
필요하면 부모가 증여하거나 빌려준 자금이 어디에서 만들어진 돈인지 보여주는 자료도 준비한다.
조사관이 자료를 봤을 때
“계약금은 어디서 나왔습니까?”
“아버지에게 증여받았습니다.”
“중도금은요?”
“부모에게 각각 2억 원을 빌리고 제 적금 1억 원을 사용했습니다.”
“잔금은요?”
“은행대출 4억 원입니다.”
라고 바로 연결돼야 한다.
좋은 자금출처 자료는 설명이 길지 않다.
계약서와 계좌와 증빙이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두 번째 포인트 — 돈을 섞지 마라
내가 자금출처 상담을 하면서 가장 자주 보는 문제가 이것이다.
돈이 너무 많이 섞여 있다.
아버지 계좌에서 바로 매도자에게 보내고,
어머니 계좌에서도 보내고,
자녀의 적금에서도 보내고,
다른 계좌에서 또 돈이 들어오고,
며칠 뒤 다시 부모에게 돈이 돌아가고,
그 계좌에는 사업자금까지 섞여 있다.
본인은 다 기억한다고 한다.
그런데 몇 년 뒤 조사관 앞에서 그 돈의 흐름을 전부 설명하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부동산을 취득하기 전부터 자금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누가 얼마를 부담할 것인지,
증여인지 차용인지,
본인 자금은 어느 계좌에 있는지,
은행대출은 얼마인지,
각각의 돈을 어떤 순서로 지급할 것인지까지 미리 정해두는 것이다.
자금출처조사는 숫자만 맞추는 싸움이 아니다
10억짜리 집을 샀다.
증여 1억 원.
부모 차입 4억 원.
본인 돈 1억 원.
은행대출 4억 원.
합계 10억 원.
숫자는 정확하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상증세법은 재산 취득자의 직업, 연령, 소득 및 재산상태 등을 볼 때 자력취득이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 취득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대로 취득자금의 출처에 관한 충분한 소명이 있으면 그 증여추정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결국 자금출처조사는
“10억 원을 맞췄느냐”가 아니라
“그 10억 원이 실제로 어디에서 생겨서 어떻게 집값으로 들어갔느냐”를 보여주는 과정이다.
그리고 하나를 더 봐야 한다.
그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제출하거나 확인되는 계좌에서 다른 세금 문제가 튀어나올 가능성은 없는가.
이것까지 봐야 제대로 된 자금출처 준비다.
내가 자금출처 상담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결국 두 가지다.
첫째, 조사 확대의 위험을 미리 점검할 것.
둘째, 자금의 원천과 이동경로를 최대한 단순하고 명확하게 만들 것.
돈의 흐름이 명확하면 설명도 짧아진다.
반대로 돈이 여기저기 얽혀 있으면 설명할 것이 많아진다.
그리고 설명할 것이 많아질수록 조사관이 확인해야 할 것도 많아진다.
자금출처조사는 결국 돈의 출처와 돈의 흐름을 입증하는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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