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출처조사, 집 사고 몇 년 지나면 마음 놓아도 될까?
요즘 신혼부부들을 상대로 커피챗을 많이 하면서 공통적으로 받는 질문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이것이다.
“자금출처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하면 끝나는 거 아닌가요?”
“아니요.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이라고 봐야 해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면 무조건 국세청에 통보되고 조사받나요?”
그렇지는 않다.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무조건 자금출처조사를 받는 것은 아니다.
관계기관에 제공된 자료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세청이 그 자료 하나만 가지고 모두 조사하는 것도 아니다.
국세청이 보유하고 있는 소득·재산·신고자료 등과 함께 분석해서 조사 필요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 자금출처조사
이렇게 이해하면 안 된다.
하지만 반대로
“자금조달계획서만 제출하면 이제 끝났다.”
라고 생각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
“잔금 치르고 등기하면 얼마 후에 조사가 나오나요?”
이 질문도 정말 많이 받는다.
“집 사고 1년 동안 아무 연락 없으면 괜찮은 건가요?”
“3년 지나면 이제 마음 놓아도 되나요?”
이걸 몇 년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내가 실무에서 경험한 바로는 주택 취득과 관련된 자금출처 문제는 취득 후 2~3년 안에 확인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3년이 지났다고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특히 자금의 원천에 과거 증여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행 국세기본법상 상속세와 증여세의 부과제척기간은 원칙적으로 10년이고, 무신고나 부정행위 등 일정한 경우에는 15년까지 갈 수 있다.
따라서
“집 산 지 3년 지났으니 이제 부모님에게 받은 돈은 아무 문제 없다.”
이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집을 사고 10년, 15년 동안 매일 자금출처조사를 걱정하면서 살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다만, 내 경험상 취득 후 5년 정도 지나면 자금출처조사 확률이 좀 떨어진다.
따라서, 언제 나오더라도 대응할 수 있게 실제 자금출처를 제대로 준비해 놓으면 된다.
“대출, 근로소득, 증여까지 다 맞춰놨는데 조사가 안 나올 수도 있죠?”
“네. 그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5억 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해보자.
근로소득으로 모은 돈,
기존 전세보증금,
금융기관 대출,
부모님에게 증여받은 돈,
부모님에게 빌린 돈 등으로 15억 원의 자금출처가 충분히 설명된다면 당연히 아무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둘 게 있다.
우리가 집을 사면서 머릿속으로 만들어놓은 자금계획과 국세청이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정보가 완전히 똑같은 것은 아니다.
우리는
“대출 5억.”
“전세보증금 4억.”
“근로소득으로 모은 돈 3억.”
“부모님 증여 1억.”
“부모님 차용 2억.”
이렇게 정확하게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자금출처 소명이 시작되면 각각의 항목에 대해 자료를 제출하고 설명해야 할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숫자를 15억 원에 맞춰놓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돈을 실제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님에게 3억 원을 빌리면 2억 원 빼고 1억 원에 대해서만 이자를 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이것도 자주 나오는 질문이다.
그렇게 계산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 간에 돈을 무상 또는 낮은 이율로 빌리면 세법상 적정이자와 실제 지급한 이자의 차이를 계산한다.
그리고 그 이익이 연간 1천만 원 미만이면 금전 무상대출 등에 따른 증여재산가액에서 제외된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상 기준금액이 1천만 원이다.
따라서
“3억 원을 빌렸으니 일정 금액을 먼저 빼고 나머지에 대해서만 이자를 계산한다.”
는 구조가 아니다.
빌린 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적정이자를 계산한 뒤 실제 지급한 이자와의 차액을 보는 것이다.
이 부분은 가족 간 차용을 준비할 때 많이 혼동한다.
“사업하시는 부모님이 좀 도와주셨는데 부모님 사업체까지 조사가 번지지는 않을까요?”
이 질문에는 일률적으로 답할 수 없다.
무조건 번지는 것도 아니고,
절대 번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자금출처 상담을 할 때 어느 돈을 사용할 것인지를 중요하게 본다.
부모님의 어떤 계좌에서 돈이 나오는지,
그 돈은 어떻게 형성됐는지,
부모님의 신고소득이나 보유재산으로 설명되는지,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인지,
실제로 빌려주는 것인지 등을 함께 검토한다.
자금출처조사는 본인의 주택구입자금에서 시작했더라도 소명과정에서 새로운 세금 문제가 확인되면 검토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그래서 처음 자금계획을 짤 때부터 가족 전체의 자금흐름을 어느 정도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그러면 자금출처조사를 안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 대답은 늘 비슷하다.
자금출처조사는 정확하게 예상하기 어렵다.
그래서 조사받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보다 조사받더라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을 구입하기 전에
내 소득으로 모은 돈은 얼마인지,
전세보증금은 처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부모님에게 받은 돈은 없는지,
부모님에게 빌릴 돈은 얼마인지,
부부간에 섞인 돈은 없는지,
대출은 얼마인지 등을 한번 정리해보는 것이다.
“자금출처조사를 잘 받는 방법도 있나요?”
있다.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국세청이 어떤 자료와 정보를 가지고 판단하는지 기본적인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둘째, 주택구입자금을 항목별로 나누고 각각의 자금출처를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근로소득이면 근로소득,
전세보증금이면 전세보증금,
대출이면 대출,
증여면 증여,
차용이면 차용이다.
그리고 그 돈이 실제 주택구입자금으로 어떻게 들어갔는지도 연결되어야 한다.
조사가 시작된 뒤 급하게 과거의 돈에 이름을 붙이는 것보다 처음부터 사실관계에 맞게 정리해두는 것이 훨씬 낫다.
커피챗을 하면서 느낀 점
요즘 젊은 친구들을 만나보면 참 야무지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 때와는 다르다.
유튜브도 찾아보고,
블로그도 읽고,
세법도 공부하고,
차용증도 직접 만들어서 가지고 온다.
조금만 제대로 설명해주면 금방 이해한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도 한다.
고등학교에서 세금, 금리, 환율, 주식, 부동산 같은 기본적인 경제·자산교육을 조금이라도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아무것도 모르고 사회에 나와 집을 사고,
대출을 받고,
부모님에게 돈을 받고,
그제야 세금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뒤늦게 비싼 수업료를 치른다.
자금출처조사는 단편적인 지식 몇 개만 알아서는 자기 상황에 적용하기가 어렵다.
겉으로 보면 비슷한 신혼부부의 주택구입이라도
부모님의 재산,
부부의 소득,
기존 전세보증금,
대출,
과거 증여,
가족 간 차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같아 보이지만 모두 케이스가 다르다.
그래서 자금출처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사가 언제 나오느냐?”
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한다.
“오늘 조사가 나와도 나는 이 돈의 출처를 설명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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