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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05 · 자금출처조사 블로그

19화. 전세보증금도 세금 나온다고요?

2026.09.28·약 6분

전세보증금에 대한 자금출처조사

증권사에 있을 때 자산가 고객이 상담을 요청한다고 해서 상담실에 들어가 보니 중년의 부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결혼하는 자녀가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자금출처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물으러 온 것이다.

어쩌면 강남에 사는 부모들은 이렇게도 한결같이 고민이 비슷할까 싶다.

오늘의 주제는 전세보증금이다


수많은 자금출처 항목 중에서도 전세보증금은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그런데 여기에도 오해가 많다.

가장 큰 착각은

“전세보증금은 자녀의 돈이다.”

라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보자.

아들이 직장 때문에 5년 전부터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이 있고, 전세보증금이 4억 원이라고 하자.

이제 결혼하면서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한다.

아들은 기존 집에서 돌려받은 전세보증금 4억 원을 자신의 자금으로 소명하려고 한다.

전세계약서도 있다.

5년 전 작성한 계약서다.

보증금을 돌려받은 계좌도 확인된다.

그 돈이 새로 구입하는 아파트의 중도금으로 들어간 내역까지 제출했다.

그러면 조사관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네. 구입자금 중 전세보증금 4억 원은 인정됩니다.”

그런데 그다음 질문이 나온다.

“그런데 5년 전 전세 들어갈 때 그 4억 원은 어디서 나셨나요?”

여기서 다시 5년 전으로 돌아간다.

만약 당시 부모가 그 4억 원을 대줬다면 그 돈이 증여였는지, 차용이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증여였다면 증여세 문제가 생기고, 차용이었다면 실제 차용인지, 상환은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등을 보게 된다.

결국 지금 돌려받은 전세보증금 4억 원만 보여준다고 자금출처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전세보증금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자금출처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과거 국세청의 전세보증금 기획조사


한때 이런 기사가 있었다.

“국세청은 이번에 강남의 고액 전세보증금에 대한 자금출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나는 그 뉴스를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이건 무조건 세금 나온다.”

이유는 간단하다.

젊은 자녀가 자기 소득이나 재산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고액의 전세보증금을 가지고 있다면 그 돈의 출처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

조사관이 묻는다.

“전세보증금 10억 원은 어디서 나셨습니까?”

부모가 대준 돈이라면 크게 두 가지다.

증여받았다.

그러면 증여세 문제가 생긴다.

부모님께 빌렸다.

그러면 이번에는 차용 문제를 봐야 한다.

차용증이 없어도 무조건 증여는 아니다

실무에서는 차용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증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SNS에서는

“차용증 안 쓰면 무조건 증여세 나온다.”

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실제 부모가 돈을 빌려줬고 금융거래가 명확하며 이후 상환관계 등 여러 사실관계에서 차용임이 확인된다면 차용증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곧바로 증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증여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 증여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성립한다고 했다.

그런데 세법상 증여의 개념은 민법상 증여보다 넓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무조건

“증여가 아닙니다.”

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실제 조사 과정에서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자금이 증여인지 차용인지를 두고 다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부분은 별도로 다룰 예정이다.

여기서는 주의해야 한다는 정도로만 알아두자.

문제는 차용으로 인정돼도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의 전세보증금 10억 원을 대줬다고 해보자.

자녀가 말한다.

“나중에 전세에서 나갈 때 보증금을 돌려받아서 부모님께 갚을 겁니다.”

실제로 차용으로 인정된다고 하자.

그러면 증여 문제가 전부 끝날까?

그렇지 않다.

이번에는 무상 또는 저리로 돈을 빌린 데 따른 증여이익 문제가 생긴다.

현재 세법에서 사용하는 적정이자율은 연 4.6%다.

① 10억 원을 무이자로 빌렸다면

10억 원 × 4.6% = 연 4,600만 원

아들이 부모에게 10억 원을 빌리고 이자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면 연간 4,600만 원의 이익을 얻는 셈이다.

현행 세법은 무상으로 돈을 빌려 얻은 이익이 1천만 원 미만이면 과세대상에서 제외한다.

그런데 10억 원을 무이자로 빌린 경우에는 이익이 4,600만 원이다.

따라서 4,600만 원이 증여재산가액이 된다.

대출기간이 1년 이상이면 1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에 매년 새로 대출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이익을 다시 계산한다.

② 4.6%의 이자를 지급한다면

이번에는 정식으로 차용하고 연 4.6%의 이자를 실제 지급한다고 해보자.

10억 원 × 4.6% = 연 4,600만 원

아들 입장에서는 적정이자를 지급했으므로 무상대출에 따른 증여이익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대신 아버지에게는 실제로 받은 4,600만 원의 이자소득이 생긴다.

개인 간 금전대여로 받은 이자는 세법상 비영업대금의 이익에 해당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소득세 문제가 생긴다.

결국 아들에게 증여세가 없다고 세금 문제가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③ 이자를 일부만 지급한다면

예를 들어 연 3%의 이자를 실제 지급한다고 해보자.

10억 원의 3%는 3,000만 원이다.

적정이자율 4.6%로 계산한 금액은 4,600만 원이다.

차이는

4,600만 원 - 3,000만 원 = 1,600만 원

이다.

아버지가 실제로 받은 3,000만 원은 이자소득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아들이 적정이자보다 적게 지급해서 얻은 이익 1,600만 원은 기준금액 1천만 원 이상이므로 증여재산가액이 된다.

그래서 나는 당시 고액 전세보증금에 대한 자금출처조사 뉴스를 보면서 세금 문제가 상당수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세보증금의 원천을 따라가 보면 결국 부모에게서 나온 돈인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도 최초 자금출처를 봐야 한다

전세보증금 4억 원을 돌려받아 아파트 구입자금으로 사용했다고 하자.

전세계약서가 있고, 반환받은 계좌가 있고, 그 돈이 아파트 구입대금으로 들어간 사실까지 확인된다.

그렇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조사관이 한마디만 더 물으면 된다.

“그런데 5년 전 그 전세보증금 4억 원은 어디서 나셨습니까?”

이 질문 하나로 자금출처는 5년 전으로 돌아간다.

부모에게 증여받았다면 증여세 문제를 봐야 한다.

부모에게 빌렸다면 실제 차용관계와 무상 또는 저리대출에 따른 증여이익을 봐야 한다.

이자를 지급했다면 부모의 이자소득 문제도 따라온다.

그래서 전세보증금을 자금출처로 사용할 때는 현재 반환받은 보증금만 보면 안 된다.

그 보증금을 처음 만들었을 때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까지 봐야 한다.

전세보증금에 대한 자금출처조사의 핵심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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