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고모, 삼촌, 이모, 형, 누나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성년인 내가 이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현금을 증여받았다.
할아버지 1억 원
할머니 1억 원
아버지 1억 원
어머니 1억 원
고모 1천만 원
삼촌 1천만 원
이모 1천만 원
형 1천만 원
누나 1천만 원
모두 합하면 4억5천만 원이다.
그러면 증여재산공제는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증여세는 어떻게 계산할까?
여기서 많이 헷갈린다.
증여세를 제대로 계산하려면 먼저 ‘10년간 증여재산을 합산하는 문제’와 ‘증여재산공제를 얼마나 받느냐의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
둘은 같은 것이 아니다.
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합산한다
먼저 할아버지에게 1억 원, 할머니에게 1억 원을 받았다.
증여자가 직계존속인 경우에는 그 직계존속의 배우자까지 동일인으로 본다.
따라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증여세 합산과세에서는 한 묶음이다.
할아버지 1억 원 + 할머니 1억 원.
총 2억 원을 합산한다.
성년자가 직계존속에게 증여받을 때 증여재산공제는 10년간 5천만 원이다.
따라서 다른 직계존속에게 받은 증여가 없었다고 가정하면,
2억 원 - 5천만 원 = 1억5천만 원.
과세표준 1억5천만 원에 세율 20%, 누진공제 1천만 원을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2천만 원이다.
2억 원 - 5천만 원 = 1억5천만 원
1억5천만 원 × 20% - 1천만 원 = 2천만 원
여기까지는 비교적 간단하다.
② 그러면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받은 2억 원은?
아버지에게 1억 원.
어머니에게 1억 원.
부모 역시 직계존속이고 서로 배우자다.
따라서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받은 증여재산도 합산한다.
총 2억 원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앞에서 할아버지·할머니에게 증여받으면서 직계존속 증여재산공제 5천만 원을 이미 전부 사용했다.
증여재산공제는 할아버지에게 5천만 원, 아버지에게 다시 5천만 원을 각각 주는 제도가 아니다.
수증자를 기준으로 직계존속에게 받은 증여에 대해 10년간 총 5천만 원이다.
따라서 10년 안에 부모에게 다시 증여받으면 추가로 받을 직계존속 공제가 없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받은 2억 원에 대해서는 공제 0원.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것이 있다.
할아버지·할머니에게 받은 2억 원과 아버지·어머니에게 받은 2억 원을 모두 합쳐서 4억 원으로 증여세를 계산하는 것은 아니다.
증여세의 10년 합산은 원칙적으로 동일인에게 받은 증여재산을 합산한다.
직계존속의 경우 배우자까지 동일인으로 보기 때문에
할아버지+할머니는 한 묶음,
아버지+어머니는 또 다른 한 묶음이다.
따라서 부모에게 받은 2억 원은 별도로 계산한다.
공제는 이미 사용했으므로,
2억 원 × 20% - 1천만 원 = 3천만 원
이 된다.
여기서 핵심은 이것이다.
공제는 직계존속 전체를 묶어서 보지만, 증여재산 합산은 동일인과 그 배우자를 기준으로 본다.
이 둘을 혼동하면 증여세 계산이 틀어진다.
③ 고모·삼촌·이모·형·누나는 어떻게 될까?
이제 조금 더 재미있어진다.
고모 1천만 원.
삼촌 1천만 원.
이모 1천만 원.
형 1천만 원.
누나 1천만 원.
모두 기타 친족에 해당한다고 가정하자.
기타 친족에게 증여받는 경우 증여재산공제는 10년간 1천만 원이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사람마다 1천만 원씩 공제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고모에게 1천만 원을 증여받으면서 기타 친족 공제 1천만 원을 전부 사용했다면,
그 후 10년 안에 삼촌이나 이모, 형이나 누나에게 증여받더라도 추가로 기타 친족 공제를 받을 수 없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공제와 합산과세를 구분해야 한다.
고모와 삼촌은 부부가 아니다.
고모와 이모도 동일인이 아니다.
형과 누나도 각각 별개의 증여자다.
따라서 이 사람들이 각각 1천만 원씩 증여했다고 해서 5천만 원을 한꺼번에 합산하여 하나의 증여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각 증여자를 기준으로 증여세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고모에게 처음 1천만 원을 받으면서 기타 친족 공제를 사용했다면 고모 증여분에 대한 과세표준은 0원이 된다.
그 이후 삼촌에게 1천만 원을 받았다면 추가 공제가 없으므로 1천만 원에 대해 증여세를 계산한다.
세율 10%.
산출세액은 100만 원이다.
이모에게 별도로 1천만 원을 받았다면 역시 100만 원.
형에게 1천만 원을 받았다면 100만 원.
누나에게 1천만 원을 받았다면 역시 100만 원이다.
단, 실제 신고세액은 신고세액공제 등까지 반영하면 달라질 수 있다.
④ 공제는 묶고, 합산은 따로 본다
여기까지 보면 증여재산공제가 왜 헷갈리는지 알 수 있다.
두 가지 기준이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이다.
첫째는 증여재산공제다.
성년자가 직계존속에게 증여받으면 10년간 5천만 원.
기타 친족에게 증여받으면 10년간 1천만 원이다.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받는다고 공제가 사람 수만큼 늘어나지 않는다.
둘째는 증여재산 합산과세다.
증여일 전 10년 이내 동일인에게 받은 증여재산가액이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합산한다.
그리고 증여자가 직계존속이면 그 배우자까지 동일인으로 본다.
그래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묶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묶는다.
하지만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하나의 동일인으로 보지는 않는다.
이 차이를 알아야 한다.
⑤ 사위와 며느리는?
사위와 며느리도 많이 헷갈린다.
세법상 증여재산공제 대상인 기타 친족에는 일정 범위의 인척이 포함된다.
따라서 장인·장모가 사위에게, 시부모가 며느리에게 증여하는 경우에도 요건에 해당하면 10년간 1천만 원의 기타 친족 증여재산공제를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인이 사위에게 1천만 원을 증여했고 사위가 최근 10년간 기타 친족 공제를 사용한 적이 없다면 증여재산공제 범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이것 역시 사람마다 1천만 원씩 주는 공제는 아니다.
최근 10년 동안 다른 기타 친족에게 받은 증여와 공제 사용내역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증여공제에서 꼭 기억할 것
증여세 계산에서 가장 많이 혼동하는 것이
‘누구의 증여재산을 합산하느냐’와
‘누구에게 받은 돈까지 묶어서 공제한도를 적용하느냐’
다.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성년자를 기준으로 보면,
배우자에게 받은 증여는 10년간 6억 원,
직계존속에게 받은 증여는 10년간 5천만 원,
직계비속에게 받은 증여는 10년간 5천만 원,
기타 친족에게 받은 증여는 10년간 1천만 원까지 공제할 수 있다.
반면 증여재산을 10년간 합산할 때는 동일한 증여자인지를 따로 본다.
다만 증여자가 직계존속이라면 그 배우자까지 동일인에 포함한다.
그래서 증여를 검토할 때는 단순히
“아버지에게 5천만 원까지 세금이 없다.”
이렇게만 알아서는 부족하다.
누구에게 받았는지,
그 사람의 배우자에게 받은 적은 없는지,
다른 직계존속에게 이미 공제를 사용하지 않았는지,
최근 10년 동안 언제 얼마를 받았는지
를 같이 봐야 한다.
증여세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 금액, 그리고 10년이라는 시간을 같이 놓고 계산해야 한다.
리뷰 0
이야기를 읽고 느낀 점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