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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04 · 증여세 블로그

8화. 부담부 증여 활용

2026.09.21·약 7분

부담부증여 해부


아버지가 셋 있다.

조금 무모한 아버지, 평범한 아버지, 그리고 스마트한 아버지.

각각 아들 하나씩 있다.

세 아버지 모두 아들에게 똑같이 10억 원짜리 상가를 물려주고 싶어 한다.

그런데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① 조금 무모한 아버지


어느 날 세금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는 첫 번째 아버지가 서른이 넘도록 놀고 있는 아들을 앉혀놓고 말했다.

“10억짜리 상가를 하나 사줄 테니 임대료나 받고 살아라.”

그리고 아들 명의로 10억 원짜리 상가를 구입했다.

아들에게는 별다른 소득도, 모아놓은 재산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들 명의로 10억 원짜리 상가가 생긴 것이다.

국세청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자금출처를 확인해볼 만한 거래다.

아들이 상가 취득자금 10억 원을 아버지에게서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증여세가 과세된다.

다른 증여가 없고 성년 자녀의 직계존속 증여재산공제 5천만 원을 적용한다고 가정해보자.

증여재산 10억 원에서 5천만 원을 공제하면 과세표준은 9억5천만 원이다.

증여세 산출세액은 2억2,500만 원이다.

아버지는 투덜거렸다.

“세금이 왜 이렇게 많아?”

그런데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아들은 소득도 재산도 없다.

그러면 증여세 2억2,500만 원은 누가 낼 것인가?

아버지가 이 돈까지 대신 내주면 그 세금 납부액 자체가 다시 아들에 대한 증여가 될 수 있다.

앞의 증여와 합산해 단순 계산하면 추가 증여세가 약 8,500만 원 발생한다.

그리고 그 추가 증여세까지 아버지가 대신 내준다면 또다시 증여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아무런 준비 없이 아들 명의로 부동산부터 사주면,

부동산 취득자금에 대한 증여세가 나오고,

그 증여세를 아버지가 대신 내주면 다시 증여 문제가 생긴다.

부동산만 사주면 끝나는 게 아니다.
세금을 낼 돈까지 준비해야 한다.

② 평범한 아버지


두 번째 아버지는 기본적인 세무상식이 있었다.

아들에게 바로 상가를 사주지 않았다.

우선 본인 명의로 상가를 구입했다.

그리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아들에게 정상적으로 증여하기로 했다.

증여등기를 하고 증여세를 신고했다.

중요한 것은 증여세를 낼 돈이었다.

아들이 증여받은 건물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증여세를 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

대출이 정상적으로 실행되고 아들이 실제 채무자가 되어 본인의 임대소득 등으로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간다면 자금출처도 설명할 수 있다.

국세청 역시 금융기관 대출금으로 재산을 취득하고 본인의 소득으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그 대출금을 자금출처로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첫 번째 아버지와 차이가 보인다.

첫 번째 아버지는

부동산부터 사줬다.

두 번째 아버지는

증여세를 어떻게 낼 것인지까지 먼저 생각했다.

부동산을 증여할 때는 증여세가 얼마인지만 계산해서는 안 된다.

그 세금을 누가, 어떤 돈으로 낼 것인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원래는 건물평가를 기준시가로 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감정평가를 할 수도 있어서
그 부분은 별도 판단해야 한다.

③ 스마트한 아버지

세 번째 아버지는 한 번 더 생각했다.

본인 명의로 10억 원짜리 상가를 구입했다.

그리고 아들에게 넘길 때 단순증여가 아니라 부담부증여를 검토했다.

예를 들어 증여 당시 상가의 평가액이 10억 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상가와 관련된 금융기관 대출 6억 원이 있고 임대보증금 4억 원이 있다.

아들이 상가를 증여받으면서 이 채무 10억 원을 실제로 함께 인수한다.

이것이 부담부증여다.

부담부증여는 증여재산가액에서 수증자가 인수한 채무를 차감해 증여세 과세가액을 계산한다.

따라서 단순화해서 보면,

상가 평가액 10억 원

* 금융기관 대출 6억 원

* 임대보증금 4억 원

= 순수 증여가액 0원

이 된다.

다만 부모와 자녀 사이의 부담부증여라고 해서 계약서에 채무를 적어놓기만 하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직계존비속 간에는 채무를 실제로 인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 채무나 임대보증금 등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실제로 아들이 부담하는 채무여야 한다.

그러면 아버지 세금은 없을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부담부증여에서 아들이 인수한 채무 부분은 세법상 아버지가 아들에게 유상으로 넘긴 것으로 본다.

즉, 아버지에게는 양도소득세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상가를 10억 원에 취득했고 증여 당시 평가액도 10억 원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인정되는 채무가 10억 원이라면 부담부증여의 양도 부분에 대한 양도차익도 없을 수 있다.

따라서 이 극단적인 사례에서는 증여세도 없고 양도소득세도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부담부증여는 이렇게 간단하지 않다.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경우가 대부분이고, 취득가액과 증여 당시 평가액도 다르다.

채무가 부동산가액 전체와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도 드물다.

따라서 실제로는 증여세와 양도소득세가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부담부증여는 증여세만 보고 결정하면 안 된다.

증여세가 줄어든 만큼 증여자에게 양도소득세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담부증여의 진짜 함정은 그다음이다


부담부증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채무의 실질이다.

아들이 6억 원의 대출을 인수했다고 해보자.

그런데 몇 년 뒤 아버지가 대신 원금을 갚아준다.

어떻게 될까?

아들이 부담해야 할 채무를 아버지가 대신 갚은 것이므로 다시 증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임대보증금도 마찬가지다.

아들이 임대보증금 4억 원을 채무로 인수해놓고 실제 세입자가 나갈 때 아버지가 자기 돈으로 보증금을 돌려준다면 그 역시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국세청 집행기준도 재산취득자금뿐 아니라 채무상환자금을 자력으로 부담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그 출처를 입증하지 못한 금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부담부증여는 증여하는 날만 잘 처리하면 끝나는 제도가 아니다.

누가 실제로 채무를 갚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5억 원 이상이면 감정평가 의무’는 아니다

부담부증여를 검토할 때 재산평가도 중요하다.

최근 국세청의 부동산 감정평가 대상이 확대됐다.

다만 흔히 말하는

“5억 원 이상 차이가 나면 무조건 감정평가를 받아야 한다.”

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2025년부터 국세청은 신고가액이 국세청이 산정한 추정시가보다 5억 원 이상 낮거나 그 차이 비율이 10% 이상인 경우 등을 감정평가 대상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따라서 시가를 찾기 어려운 상가나 고가 부동산을 증여하면서 단순히 기준시가만 적용하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증여 전에 적정한 시가가 얼마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부담부증여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부담부증여를 검토한다면 결국 다섯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첫째, 증여재산의 시가가 얼마인가.

둘째, 수증자가 실제로 인수하는 채무가 얼마인가.

셋째, 그 채무가 세법상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채무인가.

넷째, 증여자에게 발생하는 양도소득세는 얼마인가.

다섯째, 증여 후 원금과 이자, 임대보증금을 누가 실제로 부담할 것인가.

단순증여가 유리한지,

부담부증여가 유리한지,

일부를 매매하고 일부를 증여하는 방법이 나은지는 재산마다 다르다.

그래서 나는 부담부증여를 볼 때 증여세 하나만 계산하지 않는다.

증여세 + 양도소득세 + 취득세 + 향후 채무상환 능력까지 한꺼번에 본다.

세금 한 푼을 아끼는 방법보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전체 구조를 제대로 설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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