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36년+ 간 자산가들을 만나며 알게 된 것
36년+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의 재산 문제를 봐왔다.
수백억 원의 재산을 가진 자산가도 있었고, 평생 모은 아파트 한 채를 자녀에게 잘 물려주고 싶어 하는 부모님도 있었다.
건물 하나를 가진 사람도 있었고, 작은 법인을 운영하는 사업가도 있었다.
재산의 크기는 모두 달랐다.
그런데 오랫동안 이분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다.
재산의 크기는 달라도 고민은 놀랄 만큼 비슷하다는 것이다.
돈이 많다고 가족 문제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3천만 원을 두고도 가족이 등을 돌리고,
300억 원을 두고도 형제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것을 수도 없이 봤다.
오히려 재산이 많아지면 고민해야 할 문제가 더 많아지는 경우도 있었다.
누구에게 얼마를 줄 것인가.
언제 줄 것인가.
지금 증여하는 것이 나은가.
상속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은가.
부동산을 그대로 줄 것인가.
팔아서 현금으로 나눌 것인가.
사업체는 누구에게 넘길 것인가.
한 자녀에게 더 많이 주면 다른 자녀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세금 문제로 시작했던 상담이 어느 순간 가족 이야기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증여 하나로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10억 원짜리 상속이든 1,000억 원짜리 상속이든 실제로 검토하고 실행하는 과정의 기본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장의 증여세 하나만 계산해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증여를 결정하면 결국 상속이 연결된다.
부동산을 증여하면 취득세와 나중의 양도소득세를 같이 봐야 한다.
가업을 물려주려고 하면 가족법인과 법인 자본거래가 연결된다.
재산을 생전에 나눠주다 보면 유류분이나 가족 간 분쟁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해외에 자녀가 살고 있으면 재외국민과 해외재산 문제까지 연결되기도 한다.
유언과 유언대용신탁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등기, 감정평가, 회계, 법률 문제가 뒤따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나는 증여 문제를 볼 때 증여세만 계산하지 않는다.
이 증여가 5년 뒤, 10년 뒤 가족과 재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같이 보려고 한다.
자산가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은 세금만이 아니었다
처음 상담을 시작할 때는 대부분 세금을 물어본다.
“지금 증여하면 세금이 얼마나 나옵니까?”
“어떻게 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습니까?”
그런데 이야기를 오래 하다 보면 질문이 달라진다.
“아이들에게 지금 주는 게 맞을까요?”
“아들한테 사업체를 주면 딸에게는 뭘 줘야 할까요?”
“지금 재산을 줬다가 아이가 잘못 관리하면 어떡하죠?”
“나중에 형제끼리 싸우지는 않을까요?”
“내가 죽은 다음에도 이 재산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까요?”
결국 사람들이 정말 걱정하는 것은 세금만이 아니었다.
내가 평생 만든 재산을 어떻게 하면 가족에게 문제없이 넘길 수 있을까.
내가 오랫동안 자산가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고민은 결국 여기로 모였다.
재산을 주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잘 주는 것이다
돈을 주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계좌에서 계좌로 보내면 된다.
부동산도 증여계약을 하고 등기를 넘기면 된다.
어려운 것은 그다음이다.
누구에게 얼마를 줄 것인지,
언제 줄 것인지,
어떤 재산을 줄 것인지,
증여 후에도 부모의 생활에는 문제가 없는지,
다른 자녀와의 형평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
나중에 상속이 발생했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길 것인지까지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큰 재산을 한꺼번에 넘기는 것보다 오랜 시간을 두고 가족과 재산의 상황을 보면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금을 가장 적게 내는 방법이 항상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36년 동안 일을 하면서 절세를 잘한 경우도 많이 봤다.
반대로 세금을 조금 줄이려다가 훨씬 큰 문제를 만든 경우도 봤다.
가족 간 차용이라고 만들어 놓았는데 실제로는 증여였던 경우도 있었고,
명의를 나눠 놓았지만 실제 자금관계가 정리되지 않아 나중에 문제가 된 경우도 있었다.
세금만 생각하고 재산을 미리 넘겼다가 정작 부모의 노후자금이 부족해진 경우도 있었다.
형제간의 형평성을 생각하지 않고 재산을 나눠줬다가 부모가 돌아가신 뒤 소송으로 이어지는 것도 봤다.
그래서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절세는 중요하다.
하지만 절세가 모든 판단의 첫 번째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세금, 재산, 가족관계, 부모의 노후, 자녀의 상황을 함께 봐야 한다.
내가 36년+ 동안 보고 내린 결론
재산은 많다고 관리하기 쉬운 것도 아니고, 적다고 고민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10억 원을 가진 사람에게는 10억 원이 전 재산이고,
1,000억 원을 가진 사람에게는 1,000억 원을 어떻게 지키고 넘길지가 중요한 문제였다.
그리고 결국 가장 어려운 것은 세금을 계산하는 일이 아니었다.
평생 모은 재산을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넘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었다.
증여는 돈을 넘기는 행위지만,
그 결정은 앞으로의 상속과 가족관계까지 연결된다.
그래서 나는 증여를 검토할 때 항상 한 번 더 생각해보라고 한다.
지금 세금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보다, 이 재산을 지금 이렇게 넘기는 것이 우리 가족에게 정말 맞는 선택인가.
36년 동안 수많은 가족의 재산 문제를 지켜보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결국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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