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 분할순위는 재산을 분할하는 방법적 측면에서의 순위라면,
사람을 기준으로 상속받을 수 있는 자격의 순위를 상속순위라고 한다.
상속순위는 재산분할 못지않게 여러 이야기들이 있다. 사건·사고도 있었다.
상속에서 너무나 중요한 부분인데,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은 내용이다.
항상 상속에 관한 세미나나 상담을 할 때 내가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다.
상속순위가 중요한 이유는 재산의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러 편으로 나눠서 얘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생각나는 대로 사례를 들어보겠다.
1순위 : 직계비속
그냥 재산을 물 흐르듯이 위에서 아래로 물려준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거나 기억하기 쉽다.
우리가 조상으로부터 뭔가를 물려받고 살고 있다는 사실은 무의식중에 알고 있을 테니,
그냥 최우선 순위가 직계비속,
‘아래로 준다.’
를 기억하자.
여기에 하나 더해서 만약 배우자가 있으면 둘이 동순위로 나눠 갖는다.
예를 들어야 이해가 쉬울 것이다.
모친, 장남(본인), 배우자, 아들, 형제(동생)가 함께 살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사업을 하던 장남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장남의 재산이 어떻게 상속되는지 살펴보자.
먼저 살펴야 할 것이 ‘아래로 준다.’ 였다.
사망자 입장에서 아래가 누구인가?
아들이 1순위 상속인이 된다.
그리고 나서 두 번째로 살펴야 할 것이 있다.
뭘까?
배우자가 있나 봐야 한다.
여기서는 사망자의 배우자가 있다. 배우자도 직계비속과 같은 동순위라고 했다.
그러면 상속은 1순위 아들과 동순위 배우자가 받게 된다.
상속지분은 아들(손주) 지분 1, 배우자(며느리) 지분 1.5이므로 아들은 1/2.5, 배우자는 1.5/2.5의 지분만큼 나눠 갖게 된다.
쉽게 말하면 아들은 40%, 배우자는 60%다.
이렇게 나누고 나면, 그다음은?
끝이다.
여기서 모친과 동생은 한 푼도 가져갈 수 없다.
왜냐하면 모친은 2순위 상속인이고, 동생은 3순위 상속인이기 때문이다.
선순위 상속인이 있으면 거기서 마무리가 된다.
참고로 상속에서 말하는 배우자라 함은 법률상 배우자를 말한다.
동거인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평생을 같이 살았어도 법률상 배우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법정상속권이 없으므로 유증이나 생전증여 등 별도의 재산이전이 필요하다.
이것도 사례가 많은데 간단히 사례 하나를 들고 넘어간다.
결혼 초에 법률상 배우자인 본처와 헤어지고 사실상 남남으로 살다가 다른 여자를 만나 40년을 같이 살다 사망한 사람이 있었다.
본처가 이혼을 해주지 않아 나중에 만난 여자와는 그냥 동거인 신분으로 40년을 살았는데, 이때 상속이 발생하면 실제로 40년을 함께 산 동거인은 한 푼도 상속받지 못한다.
다음은 위의 사례에서 모친과 동생의 입장이 돼보자.
모친 입장에서는 내 아들, 그것도 귀하디귀한 장남이 평생 자수성가해서 힘들게 사업하면서 돈을 벌었다.
더구나 자신과 장가 못 간 말썽쟁이 동생까지 데리고 살았는데, 내 아들이 고생해서 번 돈을 자신과 둘째 아들은 한 푼도 가져갈 수 없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는 동생 또한 마찬가지인데, 형이 일으킨 집안의 재산을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형수와 조카가 모두 차지한다는 게 치가 떨리도록 화가 나고, 모친과 자신은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서 종래 살인사건까지 벌어진다.
이 얘기는 따로 할 예정이다.
상속순위와 관련한 최악의 사례다.
2순위 : 직계존속
위의 사례에서 만약 장남의 아들, 그러니까 손주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즉, 1순위 자리가 비어 있는 경우가 되겠다.
상속은 일단 아래를 쳐다봐야 한다고 했다.
1순위, 그러니까 피상속인의 자녀나 손주가 없을 경우에는 위로 올라간다.
2순위가 상속인이 된다.
여기서부터 좀 어려운데, 잘 이해하기 바란다.
위에서 일단 2순위가 누구인가?
바로 모친이 된다.
그러면 모친이 2순위니까 상속재산을 모두 갖게 되느냐? 아니다.
여기도 역시 배우자가 동순위가 된다.
모친 1, 배우자 1.5의 지분으로 나누게 된다.
이쯤에서 헷갈리고 질문하고 싶은 게 있어야 한다.
“아니, 왜 배우자는 헷갈리게 동순위라는 표현을 쓰는 거냐? 그냥 같이 주면 되지.”
라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위의 1순위에서 직계비속이 1순위로 먼저 순위가 정해진 뒤, 배우자가 동순위로 붙는다고 했다.
2순위에서도 직계존속이 정해진 뒤, 배우자가 동순위로 붙는다.
이 구조를 나는 강의할 때 이렇게 설명한다.
아버지가 사망해서 아들과 배우자만 남았다고 가정하자.
이때 만약 배우자가 친모가 아니라 계모라면?
친모라도 사이가 너무 안 좋다면?
어느 한쪽으로 몰아주면 그 사람이 다른 한쪽을 방치할 가능성이 있다.
2순위도 마찬가지다.
대체로 시부모와 며느리는 사이가 안 좋을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이걸 위의 모친이나 며느리 한쪽으로만 몰아주게 되면 나머지가 방치될 가능성이 있다.
정확한 법률상 입법취지를 떠나, 나는 강의할 때 이 구조를 가족의 안정성을 위한 배려라고 설명한다.
위의 사례가 가장 불행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법적으로 가장 불리한 구조가 된다.
실무를 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아서 안타깝다.
이 경우 모친과 동생은 완전히 상속에 대한 권리가 하나도 없어서 말 그대로 길에 나앉게 생긴 것이다.
상속순위는 앞으로도 사례를 통해 여러 번 반복하고 강조할 예정이다.
어렵기도 하거니와 재산의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에 상속의 출발선상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만약 위의 사례에서 1순위 자식도, 2순위 부모도 없을 경우에는 비로소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인이 된다.
이때도 배우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고 형제는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한다.
3순위 : 형제자매
1순위, 2순위, 배우자 모두 없을 경우 비로소 형제들에게 재산이 나눠진다.
같은 순위의 형제자매라면 원칙적으로 각자의 법정상속분은 동일하다.
대원칙을 생각하면 쉽다.
일단 아래를 본다.
그리고 배우자가 있나 본다.
만약 아래가 없으면 위를 본다.
그리고 배우자가 있나 본다.
여기까지 모두 없으면 그때 비로소 옆을 본다.
4순위 : 4촌 이내의 방계혈족
3순위 형제자매까지 없으면 더 넓힌다.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 4순위가 된다.
여기까지가 법에서 정한 상속순위다.
그런데 4순위까지 아무도 없으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일정한 절차를 거쳐 피상속인과 생계를 같이했던 사람이나 피상속인을 요양·간호한 사람 등 특별한 연고가 있던 사람에게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가 돌아갈 수 있다.
이들을 ‘특별연고자’라고 한다.
다만 특별연고자는 5순위 상속인이 아니다.
법정상속인이 없는 경우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가정법원에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나눠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리고 특별연고자에게도 분여되지 않고 남은 상속재산은 최종적으로 국가에 귀속된다.
강의를 할 때는 간단하게 가계도를 그려서 설명하는데, 글로 표현하려니 좀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사례로 설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외워지게 될 것이다.
포인트만 기억하자.
일단 아래로, 그다음 위로, 그다음 옆으로, 더 옆으로….
이게 상속순위다.
이렇게 상속순위 하나만 가지고도 수많은 사건·사고와 일들이 벌어진다.
그만큼 상속은 어렵고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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