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유언장 있어요?”
“협의분할 해봤어요?”
“법정지분이 어떻게 되지?”
상속재산 분할은 이 세가지 질문에 다 들어 있다.
상속이 발생하면 재산을 나누게 되는데 여기에 우선순위가 있다.
이를 상속재산분할 순위라고 한다.
1순위 : 유언
돌아가신 분이 생전에 유언장을 써 놓은 게 있으면 이 유언장대로 재산을 나누게 된다. 어느 날 고객 상담을 하던 중 좀 특이한 사례가 있었다. 아버지가 오랜 병환 중이고 재산이 제법 있는 집안인데,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아들 둘과, 딸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이 거의 깡패였다. 어려서부터 사고를 많이 치고 경찰서도 자주 들락거려서 골치 덩어리였다. 성격도 포악하여 화나면 형도, 동생도 모두 도망가야 할 정도로 무서웠다.
그런데 하루는 어디서 듣고 왔는지, 형과 여동생에게 다짜고짜 상속포기각서를 쓰라는 것이었다. 거의 협박 수준이라 하도 무서워서 써주긴 했지만 아버지 재산이 꽤 있던 터라 포기만 하고 있을 순 없어서 전문가를 찾은 것이다.
이미 써준 상속 포기 각서는 문제가 아니었다. 상속이 개시 되기 전, 그러니까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쓴 상속포기각서는 아무런 효력이 없기 때문에 백 장 써줘도 된다고 대답했다.
상속 개시 후라도 포기 각서는 효력이 없고, 상속포기의사를 가정법원에 신고하여야 만 포기 효력이 발생한다.
간혹 채권자들로부터 채무를 면할 목적으로 상속포기 각서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도 가정법원에 포기신고를 해야 한다.
이때 채권자들은 사해행위 취소소송, 상속지분 회복청구소송 등 채권확보를 위한 분쟁을 시작하게 된다.
상속개시 전 포기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
개시 후에도 가정법원에 3개월 내 포기신고를 해야 한다.
2순위 : 협의분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협의분할은 유언장이 없을 경우 2순위로 상속재산을 나누는 방법이다. 협의분할 할 때 상속인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중요한 거 같다.
- 마음을 내려 놓는다.
-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화로 풀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자세로 임한다.
- 한번에 결론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
- 상대방의 과거 잘못, 약점 등을 거론하지 않는다.
- 상대방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이를 함께 걱정하고 배려해서 일부라도 조정을 해준다.
- 부모의 재산형성에 나의 공로를 내세우지 않는다. 저마다 체감하는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 어떠한 경우에도 형제의 우애를 저버리는 건 막는다는 대 전제를 깔고 시작한다. 격해지면 다음으로 미룬다.
- 각자의 배우자는 상속재산 분할문제 협의 시 제외시킨다.
협의분할을 하기 전에 이걸 열 번 씩 읽고 하면 좀 나으려나.
돈도 돈이지만 마음을 잘 분할해서 나눴으면 좋겠다.
3순위 : 법정분할
협의분할이 원활하지 않거나 힘을 빼고 싸운 뒤에는 마지막으로 법정분할로 재산을 나누게 된다. 쉽게 말해 법대로다.
법에서는 배우자를 제외한 동순위 상속인은 1/n의 지분을 갖는다. 배우자는 동순위 지분에서 50%를 할증한다.
예를 들어 상속인이 배우자, 아들2, 딸1 이렇게 네 명이라고 가정하면, 각자의 상속지분은 배우자 1.5, 자녀들 각 1의 지분이 되어 각각의 지분을 모두 더한 4.5가 모수가 된다.
-배우자 지분 : 1.5/4.5 = 1/3
-자녀지분 : 각 1/4.5
대개는 협의분할 하자고 모여서 싸우다가 법정지분대로 협의분할서를 작성한다.
예전에는 딸은 출가외인이라고 해서 아예 지분을 인정 안 했던 시절도 있다. 그러다가 0.5의 지분을 주고, 여권 신장이 되면서 남자 형제들과 동일하게 1의 지분을 주게 되었다.
그리고 특이한 사항은 장남은 호주 상속도 하면서 상속 지분에 50%를 할증 해주었다. 더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일단 장남이 모두 상속 받았던 적도 있다. 관습법처럼.
그러다가 가족구성이 현대화 되면서 자녀들 간의 차별을 완전히 없애고 모두 1의 지분으로 조정되었다.
재미 있는 사실은 장남한테 모두 물려주고 장남이 다시 동생들에게 적당하게 분배해줬던 시절에는 상속분쟁이 많지 않았으나, 모두 동등하게 1/n로 나누고 나서 부터 상속분쟁이 오히려 엄청 늘었다는 사실이다.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든다. 전통적인 혈연중심의 가족가치관 변화, 고령화로 상속 기대치 상승, 1인 가족, 재혼 가족 증가 등 많은 이유를 들지만 딱히 납득이 가지는 않는다.
증여도 그렇고 상속도 1/n 로 나누라고 해도 싸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 들도 우리 자식, 내 형제는 안 그래... 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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