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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03 · 상속세 블로그

20화. 그래서 상속세가 얼마나 나오냐구요.

2026.09.30·약 5분

내 상속세는 얼마나 나올까?

“상속재산이 100억 원 정도인데 상속세가 얼마나 나올까요?”

상속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그런데 상속재산이 100억 원이라고 해서 100억 원만 놓고 상속세를 계산하면 될까?

그렇지 않다.

상속세는 돌아가신 날 현재 남아 있는 재산만 가지고 계산하는 세금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데서는 35억 정도 나온다는데요?”

S증권사에 있을 때 일이다.

상속재산이 100억 원 정도 되는 사모님 한 분이 찾아오셨다.

“상속세 잘 하신다면서요?”

“네. 어떤 문제 때문에 오셨습니까?”

“다른 데서는 상속세가 35억 정도 나온다는데, 더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알아보려고요.”

“네, 자료 좀 볼까요.”

기본적인 상담을 하고 자료를 받았다.

그리고 일주일쯤 뒤 다시 만났다.

사모님은 뭔가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그래, 얼마나 절세할 수 있겠어요?”

나는 준비해놓은 자료를 보면서 말했다.

“사모님, 최소 60억 이상은 나오겠는데요?”

순간 사모님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아니, 이 사람이?”

내가 세금을 줄여달라고 했더니 두 배로 만들어놨다는 둥,

국세청 조사국에 있었다더니 도대체 뭐 하는 거냐는 둥,

한참을 잔소리하셨다.

나는 그냥 듣고 있었다.

조금 지나자 사모님도 진정이 됐는지 말했다.

“이유나 들어봅시다.”

상속재산 100억 원이 전부가 아니었다

나는 자료를 다시 펼쳤다.

“사모님은 상속재산이 100억 원인 것으로 알고 계시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국세청은 현재 남아 있는 그 100억 원만 보는 게 아닙니다.”

상속세를 계산할 때는 피상속인이 사망 당시 가지고 있던 본래의 상속재산 외에도 함께 검토해야 할 재산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음 세 가지다.

· 간주상속재산
· 상속개시일 전 처분재산 등의 상속추정
· 상속개시 전 사전증여재산

사모님이 바로 물었다.

“그게 다 뭐예요?”

내가 볼 때 이 사모님은 그동안 상속세 문제를 제대로 검토해본 적이 없는 듯했다.

첫째, 간주상속재산

사망 당시 피상속인 명의로 남아 있는 부동산이나 예금만 상속재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지급되는 보험금 중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금액이나 퇴직금·퇴직수당 등은 세법상 상속재산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실제 상속재산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둘째, 상속개시 전 처분재산 등의 상속추정

돌아가시기 전에 재산을 처분하거나 예금을 인출했다고 해서 무조건 상속세 계산에서 빠지는 것도 아니다.

현행 세법에서는 피상속인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인출한 금액 등이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 재산종류별 2억 원 이상이거나,
상속개시일 전 2년 이내 재산종류별 5억 원 이상이고,

그 사용처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은 경우 일정한 계산에 따라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하여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할 수 있다.

그래서 상속세 조사를 할 때는 사망 당시 통장잔액만 보는 것이 아니다.

돌아가시기 전의 예금 인출과 재산 처분내역도 같이 살펴보게 된다.

셋째, 사전증여재산

이게 이 사모님의 경우에는 특히 컸다.

피상속인이 사망하기 전에 자녀 등에게 미리 재산을 증여했다고 해서 상속세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현행 세법에서는 원칙적으로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

라면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한다.

물론 이미 납부한 증여세와의 조정 문제는 별도로 있다.

따라서

“아버지가 생전에 이미 증여한 재산이니까 상속재산은 아니잖아요?”

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상속세를 계산할 때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재산이 될 수 있다.

“200억 중 100억을 미리 나눠주신 겁니다”

나는 사모님께 자료를 보여드리면서 설명했다.

“사모님이 알고 계시는 상속재산은 100억 원입니다.”

“네.”

“그런데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이미 상당한 재산을 가족들에게 나눠주셨습니다.”

사전증여와 다른 상속세 과세대상 재산까지 하나씩 정리해보니 사모님이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나는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렸다.

“아버님 재산이 사실상 200억 원 정도 있었는데, 100억 원은 생전에 미리 나눠주시고 100억 원을 남기신 것으로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그제야 사모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처음에는 100억 원을 기준으로 상속세 35억 원 정도를 예상하고 찾아왔는데, 내가 자료를 검토해보니 과세대상으로 검토해야 할 재산이 훨씬 많았던 것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더 했다.

“지금 대략 계산한 것만 해도 60억 원이 넘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냉정하게 말했다.

“이것도 세무조사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나오지 않도록 잘 대응했을 때 이야기일 듯싶습니다.”

상속세가 얼마 나오냐고요?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재산이 50억 원인데 상속세가 얼마나 나옵니까?”

“100억 원이면 상속세가 얼마나 나오죠?”

라고 물으면 재산금액 하나만 듣고 바로 답하기 어렵다.

사망 당시 남아 있는 재산만 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간주상속재산은 없는지,

상속개시 전에 처분하거나 인출한 재산 중 사용처를 확인해야 할 것은 없는지,

10년 또는 5년 이내 사전증여재산은 없는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같은 100억 원의 재산을 남겼더라도 그전에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증여 했느냐에 따라 상속세 과세가액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상속세가 얼마 나오냐고요?”

내 대답은 지금도 비슷하다.

“해봐야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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