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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03 · 상속세 블로그

19화. 재혼하면 상속이 어떻게 될까?

2026.09.30·약 5분

재혼하면 전처 자녀에게 내 재산도 상속될까?

예전에 삼성증권에서 근무할 때 상담했던 고객 이야기다.

아들이 두 명 있는 남성과 재혼한 여성 고객이었다.

재혼 후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없었다.

남편의 재산은 약 100억 원 정도였고 남편과 두 아들의 관계는 좋지 않았다. 당시에는 거의 왕래가 끊긴 상태였다.

그러던 중 남편의 병이 악화되었고 유언장을 작성했다.

“내 모든 재산을 배우자에게 준다.”

그런데 이분에게는 세금보다 더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었다.

“남편 재산을 제가 받으면 나중에 그 재산이 다시 두 아들에게 가지 않나요?”

이분에게는 친정 언니와 조카들이 있었다.

자신이 죽고 나면 제사라도 지내주고 자신을 기억해줄 사람은 친정 조카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남편에게서 받은 재산이 자신이 사망한 뒤 다시 남편의 두 아들에게 넘어가는 것이 싫다는 것이다.

상담하면서 이 이야기를 상당히 걱정했던 기억이 난다.

먼저 남편이 사망했을 때의 상속관계부터 살펴보자.

재혼한 배우자와 전처 자녀의 법정상속분

남편에게 배우자와 아들 두 명이 있다.

법정상속분은

배우자 1.5

아들 1

아들 1

이다.

전체를 3.5로 보면 재산이 100억 원이라고 단순 가정할 경우,

배우자는

100억 원 × 1.5 ÷ 3.5 = 약 42억 9천만 원

두 아들은 각각

100억 원 × 1 ÷ 3.5 = 약 28억 6천만 원

이 법정상속분이 된다.

전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라고 해서 상속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남편의 친아들이기 때문이다.

재혼 여부와 관계없이 아버지의 직계비속으로서 상속인이 된다.

“모든 재산을 아내에게 준다”고 유언하면?

이 사례에서는 남편이 모든 재산을 배우자에게 준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

그렇다고 두 아들의 문제가 무조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직계비속에게는 유류분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법상 직계비속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이다.

다른 증여재산이나 채무 등 유류분 계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없다고 단순하게 가정하면, 두 아들의 법정상속분은 각각 약 28억 6천만 원이므로 유류분은 각각 약 14억 3천만 원 정도가 된다.

따라서 두 아들이 유류분을 청구한다면 배우자가 남편의 재산 100억 원 전부를 그대로 보유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물론 실제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증여재산, 채무, 특별수익 등 여러 사실관계를 확인해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상속문제다.

그런데 이 고객이 정말 궁금했던 것은 그다음이었다.

남편에게서 받은 재산은 나중에 누구에게 갈까?

남편이 사망했다.

유언과 유류분 문제가 모두 정리된 뒤 배우자에게 상당한 재산이 남았다.

그 후 배우자도 사망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자녀가 없다.

배우자의 부모님도 이미 돌아가셨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남편의 두 아들이 이 재산을 상속받을까?

아니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착각한다.

남편의 아들이니까 새어머니가 사망해도 상속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민법상 상속은 기본적으로 혈족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남편의 전처 소생 아들과 재혼한 배우자 사이에는 부모·자녀의 혈족관계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별도의 입양관계 등이 없다면 남편의 전처 소생 아들은 재혼한 배우자의 직계비속이 아니다.

재혼한 배우자가 먼저 사망하면 상속순위는 완전히 달라진다

재혼한 배우자에게 자신의 자녀가 없다면 먼저 직계존속이 있는지를 본다.

직계존속도 없다면 그다음은 형제자매다.

민법상 상속순위는

1순위 직계비속

2순위 직계존속

3순위 형제자매

4순위 4촌 이내의 방계혈족

순이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배우자에게 자녀도 없고 부모도 이미 사망했다면 친정 형제자매가 다음 상속순위가 된다.

친정 언니가 살아 있다면 언니가 상속인이 될 수 있다.

반면 남편의 전처 소생 아들들은 여기에 들어오지 않는다.

남편에게서 받은 재산도 마찬가지다

이 부분도 많이 헷갈린다.

“원래 남편 돈이었으니까 나중에 남편 아들에게 돌아가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 않다.

남편의 상속이 끝나 배우자가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은 이제 배우자의 재산이다.

그 재산이 원래 남편에게서 상속받은 부동산인지,

배우자가 원래 가지고 있던 예금인지,

배우자가 직접 번 돈인지에 따라 민법상 상속순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배우자를 기준으로 상속인을 다시 판단한다.

그래서 내가 이 고객에게 한마디로 설명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남편의 아들들이 사모님의 상속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말을 듣고 환하게 웃고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재혼가정의 상속은 두 번 나눠서 봐야 한다

재혼가정의 상속을 검토할 때는 한 번의 상속만 보면 안 된다.

첫 번째는 남편이 사망했을 때다.

남편의 배우자와 친자녀 사이의 상속관계를 본다.

두 번째는 재혼한 배우자가 나중에 사망했을 때다.

그때는 다시 그 배우자를 기준으로 상속인을 처음부터 판단한다.

이 둘을 섞어서 생각하면

“남편에게서 받은 재산이니까 결국 남편 자녀에게 돌아간다.”

라는 잘못된 결론을 내리기 쉽다.

상속재산이 어디에서 왔는가와 누가 누구의 상속인인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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