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세무조사,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까?
상속세는 신고했다고 끝나는 세금이 아니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의 상속재산이 있으면 신고 이후 세무조사까지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
상속이 발생하면 장례를 치르고 사망신고 등 행정절차를 진행한다.
그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상속재산을 파악하고 가족들이 재산분할을 협의하게 된다.
부동산은 얼마나 있는지,
금융재산은 얼마나 있는지,
보험금이나 퇴직금은 없는지,
최근 10년 동안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없는지,
사망 전 거액의 인출이나 재산 처분은 없었는지 등을 하나씩 확인해야 한다.
나는 이 과정에서 상속세 신고만 준비해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세무조사까지 같이 준비하는 것이 좋다.
신고 전에 세무조사를 한번 해본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전 모의조사다.
조사관이 나중에 볼 자료를 우리가 먼저 보는 것이다.
어차피 상속세 신고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자료들이기 때문에 신고 전에 한 번 더 조사관의 시각에서 검토해보는 것이다.
특히 중요하게 보는 것은 금융자료다.
피상속인의 계좌에서 가족들에게 돈이 이체된 것은 없는지,
반대로 가족에게서 피상속인에게 들어온 돈은 없는지,
거액의 현금이 인출된 것은 없는지,
부동산을 처분한 돈은 어디에 사용했는지,
대출받은 돈의 사용처는 어디인지 등을 미리 확인한다.
이 작업을 해보면 신고할 때 보이지 않았던 문제들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상속세가 얼마나 나올지 범위를 알고 있어야 한다
상속세 신고를 준비하면서 내가 중요하게 보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이번 상속으로 부담할 세금이 최소 얼마에서 최대 얼마 정도가 될지를 미리 예상해보는 것이다.
상속세 신고금액만 알아서는 부족하다.
신고 이후 세무조사에서 추가로 문제 될 가능성이 있는 항목까지 검토해서 어느 정도 범위에서 세금이 결정될지를 예상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상속인들도 준비할 수 있다.
현금으로 납부할 것인지,
연부연납을 이용할 것인지,
필요하다면 다른 납부방법을 검토할 것인지,
상속받은 재산 중 일부를 처분해야 하는지 등을 미리 생각할 수 있다.
세무조사가 시작되고 나서 갑자기 큰 세금이 예상되면 그때부터는 대응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재산분할도 세금까지 보고 결정해야 한다
상속재산을 어떻게 나눌지도 중요하다.
단순히
“이 건물은 큰아들.”
“이 아파트는 둘째.”
“예금은 배우자.”
이렇게 가족 간 합의만 보고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각 상속인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재산과 주택까지 같이 봐야 한다.
누가 어떤 부동산을 상속받느냐에 따라 나중에 그 부동산을 처분할 때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
주택이라면 기존 주택과 상속주택의 관계도 검토해야 한다.
배우자에게 어떤 재산을 얼마만큼 상속할 것인지도 배우자상속공제뿐 아니라 향후 배우자의 2차 상속까지 같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재산분할을 최종 확정하기 전에 세금 문제를 같이 검토하는 것이 좋다.
상속세 조사에서 많이 보는 것은 결국 돈의 흐름이다
상속세 세무조사가 시작되면 조사관은 신고된 상속재산만 보는 것이 아니다.
피상속인과 상속인 사이의 과거 금융거래를 확인하게 된다.
여기서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이 사전증여재산과 추정상속재산이다.
예를 들어 피상속인 계좌에서 배우자에게 1억 원이 이체된 사실이 발견됐다고 하자.
그것만 보고 바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실제 증여였는지,
생활비나 공동생활을 위한 자금이었는지,
일시적으로 빌려준 돈인지,
과거 다른 거래의 정산인지 등을 전체 금융거래와 사실관계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반대 방향으로 다시 돈이 움직인 기록이 있다면 그것 역시 함께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조사받으면서 그때그때 설명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조사 전에 전체 금융거래를 검토하고 실제 사실관계가 무엇이었는지를 확인해두는 것이다.
내가 사전 모의조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사관 앞에서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상속세 조사 과정에서 상속인이 조사관을 직접 만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이런 경우 상속인에게 미리 이야기한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 기억나지 않는 것은 확인해서 답하면 된다.
조사관이 친절하게 질문한다고 해서 정확하지 않은 기억까지 꺼내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특히 5년 전, 10년 전 가족 간 금융거래를 즉석에서 정확하게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확인이 필요한 사항은 자료를 확인한 뒤 답변하는 것이 낫다.
세무대리인이 함께하고 있다면 사실관계와 자료를 정리해서 일관되게 소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상속인이 사업을 했다면 더 조심해야 한다
피상속인이 사업자였다면 상속세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상속세 조사를 하면서 금융거래를 확인하다 보면 사업과 관련된 거래가 발견될 수 있다.
실제로 개인사업자가 임대소득 등을 누락했다가 상속세 조사 과정에서 확인되어 상속세 이외의 세금까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피상속인이 사업을 했다면 신고 전에 사업 관련 세무문제까지 한번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가족끼리 싸우더라도 조사 끝날 때까지는 협조해야 한다
상속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재산분할이다.
형제끼리 의견이 다르고,
배우자와 자녀의 생각이 다르고,
누가 무엇을 가져갈지를 놓고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상속세 신고와 세무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피상속인의 과거 금융거래를 설명하려면 가족들의 자료와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한 사람의 설명과 다른 사람의 설명이 서로 다르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그래서 나는 상속인들에게 이야기한다.
그동안 재산분할 때문에 진통을 겪었더라도 세무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일단 휴전하는 것이 좋다.
세무대리인까지 포함해 모두 같은 상속세 조사를 받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상속세는 신고보다 훨씬 긴 과정이다
상속세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상속 업무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신고가 끝나면 세무조사 또는 과세관청의 검토가 이어질 수 있고,
조사 결과 추가 세금이 나오면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
세금이 확정되면 납부방법도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상속 이후 가족 간 자금이동이나 새로운 재산 취득·처분이 있다면 그것이 또 다른 세금 문제로 연결되지 않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나는 상속세 업무를 단순히
상속 발생 → 신고 → 끝
이라고 보지 않는다.
상속 발생 → 재산파악 → 재산분할 → 신고 → 조사 대비 → 세무조사 → 세금 확정과 납부 → 5년 이후 사후관리
까지 하나의 과정으로 본다.
36년 동안 상속세 신고와 세무조사를 보면서 느낀 것은 하나다.
상속세 조사는 조사가 시작된 다음에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상속세 신고를 준비할 때부터 이미 세무조사 준비는 시작되어 있어야 한다.
리뷰 0
이야기를 읽고 느낀 점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