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 350억, 삼남매가 3개월을 싸웠다
며칠 후였다.
회의실에 삼남매가 다시 모였다.
이번에는 각자 배우자까지 대동했다.
시작은 조용했다.
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가 둘째 며느리가 한마디 거들었다.
“저희도 생각이 있어서 온 겁니다.”
막내 남편도 거들었다.
“오늘은 결말을 내시지요.”
배우자들이 깊숙이 끼어드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한두 마디씩 계속 던졌다.
분위기가 점점 달라졌다.
결국 그날은 언성만 높이다가 다들 자리를 떴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너무 자신만만하더라니.’
이번에는 삼남매끼리만 모였다
얼마 후 다시 자리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배우자들을 빼고 삼남매만 모였다.
나는 회의실에서 나와 있었다.
이건 우리가 낄 자리가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문 너머로 언성이 점점 커지는 게 들렸다.
“큰오빠는 그때 아버지 사업 자금 다 받아 갔잖아!”
“난 병원비랑 간병 다 했잖아!”
한참 후에는 막내딸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잠시 조용해지나 싶더니 다시 큰소리가 터졌다.
상속재산을 나누는 문제 하나로 그렇게 3개월이 흘렀다.
싸우고.
다시 모이고.
또 싸웠다.
그 사이 막내딸의 사정을 따로 듣게 됐다.
“오빠들한테 서운한 게 얼마나 많았는데.”
막내딸의 남편은 사업이 부도난 상태였다.
남편은 아내가 상속받을 재산으로 자기 사업을 도와달라고 계속 요구했다고 한다.
막내딸이 거절하면서 부부싸움이 커졌다.
결국 폭행까지 있었다고 했다.
한번은 회의 도중 막내딸이 눈물을 보이며 말했다.
“오빠들한테 서운한 게 얼마나 많았는데.”
둘째 오빠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미안하다.”
잠깐 위로하는 분위기가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다시 지분 문제로 언성이 높아졌다.
싸우다가 위로하고.
울다가 다시 싸우고.
상속재산 앞에서 삼남매가 지난 세월 동안 가지고 있던 감정까지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 같았다.
결국 지쳐서였을까.
삼남매는 법정상속지분대로 재산을 나누기로 했다.
그렇게 상속세 신고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막내딸은 이혼소송을 시작했다.
그런데 두 사람은 달랐다
이 집안이 3개월 동안 싸우는 와중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처음 사무실에 따라왔던 맏아들의 두 아들이었다.
10년 치 거래 내역.
병원비 영수증.
생활비 이체 내역.
작은 이체 하나까지 사유를 적어놓고 관련 자료를 챙겨왔다.
“할머니 상속 때 이것 때문에 30억 넘게 더 냈다고 아버지한테 들었습니다.”
그리고 말했다.
“저희는 그러기 싫어서 통장 하나까지 다 기록해놨습니다.”
나는 자료를 보면서 속으로 감탄했다.
‘애들이 벌써 세무사 뺨치네.’
모친상속 때 추가로 낸 30억 원이 진짜 교훈이 된 것이다.
신고를 마무리하던 날 맏아지가 웃으며 말했다.
“애들 덕분에 저는 손댈 것도 없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준비를 잘했다는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 실력은 1년쯤 뒤에 드러났다.
서울청 조사3국에서 상속세 조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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