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받은 150억이 사라지고 있었다
신고서를 다시 자세히 들여다봤다.
상속세 신고도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경황이 없었는지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것 같았다.
사전증여 문제까지 포함해서 검토하니 세금도 100억 원 가까이 됐는데 제대로 납부가 돼 있지 않았다.
얼마 후 1차 소명 안내를 보냈다.
배우자가 또 조사국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야기를 했다.
“상속받은 코스닥 주식이 거의 휴지가 됐어요.”
상속 당시 약 50억 원이었던 주식이었다.
그런데 주가가 폭락해 거의 가치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상속세였다.
상속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당시의 가액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나중에 주가가 폭락했다고 해서 상속 당시의 재산가액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 이야기를 설명해야 했다.
배우자는 또 신세 한탄을 하다가 한참을 울고 돌아갔다.
“에고, 어쩌냐”
조사국에서는 매주 조사 진행 상황을 보고한다.
그런데 이 사건은 좀 달랐다.
내가 보고하러 들어가면 상사들이 실적보다 배우자 걱정부터 했다.
“그 배우자는 요즘 어떠냐?”
“네, 상속받은 코스닥 주식이 거의 휴지가 됐다네요.”
“에고, 어쩌냐. 세금은 매기더라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검토해봐.”
하지만 조사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세금이 많이 나왔다.
배우자 명의의 50억 원짜리 부동산은 자금출처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다.
시동생이 가져간 20억 원 문제도 있었다.
추정상속재산도 수십억 원이 나왔다.
하나씩 계산해보니 상황이 심각했다.
남편에게서 상속받은 재산은 150억 원 정도였다.
그런데 50억 원 상당의 코스닥 주식은 거의 휴지가 됐다.
20억 원은 시동생이 가져가 사업에 투자했다가 없어졌다.
세금은 계속 불어났다.
배우자가 가지고 있던 부동산까지 문제가 됐다.
결국 남아 있는 재산을 전부 모아도 세금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남아 있는 모든 재산을 압류해야 했다
마음은 아팠다.
하지만 조사관은 세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세금이 확정되기 전에라도 세금 징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필요한 보전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남아 있는 재산에 대해 고지 전 사전압류 조치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갔다.
남편은 피살됐다.
조직 사람들에게 협박을 받았다.
시동생에게 20억 원을 줬다가 돈은 사라졌다.
상속받은 코스닥 주식은 거의 휴지가 됐다.
그리고 이제 세무조사 결과 남아 있는 재산까지 세금으로 날아갈 상황이었다.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돼가던 어느 날이었다.
배우자가 다시 조사국으로 찾아왔다.
그런데 그날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듣는 순간 나도 아무 말을 하기 어려웠다.
시부모님 두 분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였다.
그것도 두 분이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리뷰 0
이야기를 읽고 느낀 점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