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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02 · 서울청 조사 3국

34화. 내가 36년 간 본 가장 안타까웠던 상속 (1)

2026.09.30·약 3분

조폭 아내의 슬픔

서울청 조사3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상속세 조사를 하나 배정받았다.

상속재산은 약 150억 원.

상속인은 배우자와 미성년 딸 하나였다. 집 근처에는 시부모님과 시동생이 살고 있었다.

내가 상속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경우가 제일 불행하다고 한 적이 있다.

남편이 젊은 나이에 사망하고 어린 자녀와 배우자만 남는 경우다.

조사를 시작한 시점은 상속이 발생하고 3년쯤 지난 뒤였다.

세무조사 사전통지서를 보내놓고 신고서를 검토했다.

상속재산 자체는 단순했다.

코스닥 주식 약 50억 원.

금융자산 약 100억 원.

그리고 배우자 명의로 50억 원 정도의 건물이 하나 있었다.

배우자의 증여세 신고 내역은 없었다.

‘배우자 건물에 대해서는 자금출처조사를 해야겠구나.’

그 정도 생각을 하고 있었다.

며칠 후 배우자가 세무사 한 분과 함께 조사국으로 찾아왔다.

첫인상은 아주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그런데 그날 상담 내내 울다 갔다. ㅜㅜ

“남편이 조직의 2인자 정도였어요.”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면 이렇다.

남편은 조직의 2인자 정도였다고 했다.

강남 일대 유흥업소와 건설사 두 개 정도를 관리했고, 그러다가 피살됐다고 했다.

현금도 많이 가지고 다녔다.

은행 거래도 계좌이체보다는 수표나 현금 출금이 많았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으로 생각했다.

‘아, 추정상속재산이 많겠구나.’

여기서 잠깐.

추정상속재산이 뭔지 간단히 보고 가자.

쉽게 말하면 사망 전 일정 기간 내에 재산을 처분하거나 예금을 인출했는데 그 금액이 일정 기준 이상이고 사용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면, 그중 법에서 정한 금액을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해서 상속재산에 더하는 제도다.

상속세 조사를 하다 보면 여기에서 세금이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집은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남편은 평소 현금으로 자금을 많이 움직였다.

더구나 갑자기 사망했다.

배우자가 남편이 현금을 찾아 어디에 썼는지 객관적인 증빙을 어떻게 준비하겠는가.

남편이 갑자기 사망한 뒤 상속을 준비할 겨를도 없었다고 했다.

경찰 조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조직 내부에서는 암투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협박도 자주 받았다.

“원래 자기들 돈이니 내놓으라.”

심지어 평소에는 ‘형수님, 형수님’ 하면서 살갑게 굴던 사람들까지 돌변했다고 했다.

남편이 사망한 날 현금 2억 원을 찾아 자동차 트렁크에 실어놨는데 그 돈이 없어졌다며,

“그 돈 어디 있습니까?”

라고 다그쳤다고 했다.

배우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울었다.

나는 연신 휴지를 건네면서 진정하시라고 달랬다.

참 난감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시동생이 가져간 20억 원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남편이 사망한 뒤 시동생과 시부모가 계속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

결국 상속받은 재산 가운데 20억 원을 시동생이 가져갔다.

‘에고.’

내 머릿속에는 또 하나가 떠올랐다.

증여 20억 원.

그런데 시동생은 그 돈을 가지고 집을 나갔다.

사업에 투자한다고 했다.

그리고 1년 만에 돌아왔다.

0원을 가지고.

배우자는 거기까지 이야기하고 또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돌아갔다.

나는 혼자 앉아 생각했다.

‘조사도 힘들겠구나.’

‘세금은 왕창 나올 것 같고…….’

인정과 법 집행 사이에서 고민 좀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착수보고를 드렸다.

그런데 팀장님도, 과장님도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워할 정도였다.

그리고 신고 내용을 좀 더 자세히 확인하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은 훨씬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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