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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02 · 서울청 조사 3국

33화. 내가 36년 간 본 가장 황당한 상속 두 번째(3)

2026.09.30·약 3분

회계사도 그날 처음 알았다

“저희가 알고 있는 상속개시일과 신고된 사망진단서상 상속개시일이 다른 것 같습니다.”

나는 말을 이어갔다.

“그해부터 배우자공제 한도가 10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상향됐고요.”

아들과 회계사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관련 세액은 가산세를 포함하면 14억 원 정도 됩니다.”

그리고 조금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자칫 형사문제로 번질 수 있어서 조심스럽네요.”

사망일이 단순히 하루 이틀 잘못 기재된 문제가 아니었다.

1996년 12월 29일과 1997년 1월 1일 사이에는 배우자공제 한도가 10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바뀌는 세법 개정이 있었다.

더구나 사망진단서가 실제 사망일과 다르게 작성된 것이 사실이라면 그냥 세금만 다시 계산하고 끝낼 문제도 아니었다.

나는 관련 사실이 확인되면 관계기관에 통보하라는 지시도 내려와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말했다.

“다음에 오실 때 해명자료나 입장을 준비해 오시기 바랍니다.”

그날 면담은 그렇게 끝났다.

며칠 뒤, 다른 세무사가 찾아왔다

며칠 후였다.

처음 보는 세무사가 찾아왔다.

그리고 위임장을 제출했다.

세무대리인이 바뀐 것이다.

사정을 들어보니 처음 함께 왔던 회계사도 사망진단서 문제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조사실에서 처음 알았던 것이다.

사실을 알고 나서는 극대노했다고 한다.

결국 기존 계약을 해지했고 새로 온 세무사가 사건을 맡게 됐다.

조사는 계속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배우자공제 문제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른 부분에서도 꽤 많은 세금이 추징되고 조사가 끝났다.

사망진단서 문제에 대해서도 당시 절차에 따라 관련 조치가 이루어졌다.

시작은 반장님의 농담 한마디였다

지금도 이 사건을 생각하면 처음 장면이 떠오른다.

30여 건의 상속세 신고서를 책상 위에 쌓아놓고 조사반별로 배정하던 날이었다.

옆에 있던 반장님이 무심코 한마디 했다.

“아니, 무슨 노인네들이 단체로 여행 가다 사고라도 났나. 뭐 이리 1월 초에 많이들 돌아가셨냐.”

그냥 웃고 지나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다시 신고서를 넘겨봤다.

1월 1일.

1월 2일.

1월 3일.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세법을 다시 찾아봤다.

1997년 1월 1일부터 배우자공제 한도가 달라졌다.

그다음에는 신문 부고란을 뒤졌다.

5대 일간지와 스포츠신문을 놓고 피상속인 이름을 엑셀로 가나다순 정렬해 하나씩 대조했다.

그리고 세 건을 찾아냈다.

요즘 같으면 인터넷 검색 몇 번으로 끝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종이신문을 한 장씩 넘겨가며 찾았다.

그렇게 시작된 사건이었다.

지난번 소개한 ‘갑자기 어머니’ 사건과 함께 내가 기억하는 가장 황당했던 배우자공제 사건 중 하나다.

하나는 배우자공제를 받으려고 아버지를 재혼시켰다가 정말로 배우자에게 30억 원이 넘어간 사건.

그리고 이번에는 배우자공제 한도가 바뀌는 새해를 넘기기 위해 사망일이 다르게 기재된 사건이었다.

두 사건의 내용은 전혀 달랐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상속에서 배우자의 존재가 세금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배우자한테 잘 못하고 있는 사람은 오늘부터라도 잘하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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