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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02 · 서울청 조사 3국

32화. 내가 36년 간 본 가장 황당한 상속 두 번째(2)

2026.09.30·약 3분

사망일은 12월 29일, 사망진단서는 1월 1일

신문 부고란을 뒤져 찾아낸 사건은 모두 세 건이었다.

그중 두 건은 다른 조사반에 배정된 사건이었고 하나가 내 사건이었다.

다른 반에 배정된 두 건은 해당 반장님들에게 넘겼다.

배우자공제 차이만으로도 추징세액이 상당했다.

두 건을 합쳐 14억 원 정도의 실적을 올리고 시작하게 됐다며 반장님들이 밥까지 사줬다. ㅋ

당연히 배우자공제를 다시 계산했고, 사망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한 의사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에 통보까지 했다.

그리고 내가 맡은 사건을 자세히 살펴봤다.

실제 상속개시일은

1996년 12월 29일.

그런데 신고서에 첨부된 사망진단서에는

1997년 1월 1일 새벽 3시.

로 적혀 있었다.

며칠 차이도 아니었다.

연도가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배우자공제 한도가 10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바뀌었다.

피상속인은 아버지였다.

상속인은 배우자와 아들 둘.

상속재산은 150억 원 정도였다.

일단 모르는 척했다

세무조사 사전통지서를 보냈다.

얼마 후 큰아들이 회계사와 함께 찾아왔다.

나는 조사를 착수할 때 상속인과 상견례를 꼭 하는 편이었다.

서류만 들여다볼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막상 상속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의외로 드러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가끔 말 많은 상속인이 걸리면 아주 좋았다. ㅋ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마음속에 선입견이 있었다.

이미 사망진단서 날짜가 사실과 다르다는 정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사람들은 착하고 정직한 사람들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일단 모르는 척했다.

평범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 계속 고민했다.

‘이걸 오늘 터뜨릴까?’

‘아니면 조사를 조금 진행하다가 터뜨릴까?’

그러다가 신고서를 배정할 때 반장님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너스레를 떨었다.

“근데 어르신들이 단체로 여행 가다 사고라도 나셨는지 상속세 신고서가 온통 1월 초네요. 신기하죠.”

그러면서 사망진단서를 펼쳤다.

“사망진단서는 1월 1일 새벽 3시…….”

잠깐 말을 멈췄다.

“에고, 해가 바뀌는 정초 새벽부터 힘드셨겠어요?”

역시나 아들이 당황했다.

표정에서 바로 티가 났다.

그런데 같이 온 회계사는 무표정이었다.

미동도 없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이 양반은 모르나 보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세무대리인이 사정을 알고 있으면 슬쩍 끼어들어 말을 돌린다.

“네, 그날 새벽에 중환자실에서 연락이 와서…….”

뭐 이런 식으로 의뢰인을 보호하려고 설명을 붙일 법도 했다.

그런데 회계사는 조용했다.

아무래도 정말 모르는 것 같았다.

나중에도 계속 상대해야 할 회계사였다.

이 사람이 아무것도 모르고 조사를 대리하다가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되면 두 사람 사이도 거시기할 것 같았다.

나는 그냥 오늘 얘기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사망진단서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말했다.

“저희가 알고 있는 상속개시일과 신고된 사망진단서상 상속개시일이 다른 것 같습니다.”

순간 방 안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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