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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02 · 서울청 조사 3국

18화. 내가 36년 간 본 가장 애매한 상속(3)

2026.09.28·약 3분

며느리는 불행할까, 행복할까?

시아버지 약 700억 원.

시어머니 약 500억 원.

합계 약 1,200억 원.

외동아들은 이미 사망했고 남은 사람은 며느리와 일곱 살 손녀였다.

대습상속인이다.

그제야 시아버지 입장에서 왜 며느리를 자기 옆에 그렇게 붙잡아두고 있는지도 조금은 이해가 됐다.

생각해보자.

하나뿐인 아들은 이미 잃었다.

이제 그 사람에게 남은 가족은 며느리와 손녀뿐이었다.

며느리에게는 구속이었고, 시아버지에게는 어쩌면 마지막으로 남은 가족을 붙잡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세법과 상속의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른 모습이 보였다.

아들이 부모보다 먼저 사망했으므로 나중에 시부모의 상속이 발생하면 며느리와 손녀가 대습상속인이 될 수 있다.

물론 며느리가 재혼하지 않는다는 전제였다.

당시 내가 대략 계산해보니, 시부모가 보유한 재산 규모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담하고도 700억 원 안팎의 재산이 며느리와 손녀에게 넘어갈 수 있는 규모였다.

그런데 정작 며느리는 그런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냥 하루하루 버티고 있어요.”

나는 세법상 확인되는 부분만 담담하게 설명해줬다.

“나중에 시부모님 상속이 발생하면 며느님과 따님이 대습상속인이 됩니다. 지금 재산 규모라면 세금을 내고도 상당한 재산이 두 분에게 남을 수 있고요.”

며느리는 한참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말했다.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매일 버티는 것만 생각했지.”

잠깐 생각하더니 다시 말했다.

“지금은 다른 생각 없어요. 그냥 딸 잘 키워야죠.”

상속세 조사는 결국 다섯 번의 증여와 반환 시기를 하나씩 확인해 과세 여부를 다시 계산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반환이 새로운 증여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아버지 쪽의 증여세 문제도 생겼고, 상속재산에 가산해야 할 부분도 따로 확인해야 했다.

누락된 몇 건까지 정리하니 전체 세금은 담당 세무사님과 이야기했던 50억 원대 언저리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사건은 세금보다 다른 것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6·25 때 혈혈단신 남쪽으로 내려와 구두를 닦던 사람이 있었다.

평생 돈을 모아 배우자와 함께 1,200억대 재산과 회사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회사를 하나뿐인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어 했다.

그래서 주식을 줬다가,

돌려받았다가,

또 줬다가,

또 돌려받았다.

다섯 번이나.

그런데 마지막에는 다시 돌려받고 싶어도 돌려받을 아들이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까지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었던 회사는 결국 아들이 아니라 며느리에게 넘어가는 모양새가 됐다.

며느리는 자신의 삶을 이렇게 표현했다.

“집이 감옥 같아요.”

그런데 그 감옥의 주인은 이제 늙고 병들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평생 모은 재산은 약 1,200억 원이었다.

그리고 그 재산이 향할 곳에는 며느리와 일곱 살 손녀가 있었다.

남편과 사이도 좋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도 이 사건을 생각하면 답을 내리지 못하겠다.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구속한 것일까.

아니면 아들을 잃고 마지막으로 남은 가족을 붙잡고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 며느리는 불행한 걸까?

아니면 운이 좋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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