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재외동포·비거주자, 도대체 뭐가 다를까?
해외에 사는 사람이 한국 부동산을 팔거나 국내에 있는 돈을 해외로 보내려고 하면 처음부터 헷갈리는 말들이 나온다.
재외국민, 재외동포, 비거주자, 해외이주자, 외국국적동포, 외국인 거주자.
비슷해 보이지만 같은 말이 아니다.
여기에 국내 부동산을 팔고 해외로 돈을 보내려면 재외국민 인감경유, 부동산매각자금확인서, 예금 등 자금출처확인서 같은 생소한 용어까지 등장한다.
그래서 해외 관련 세무 문제를 검토할 때는 처음부터 세금부터 계산하면 오히려 더 헷갈린다.
나는 먼저 세 가지를 나눠서 본다.
첫째, 사람을 본다.
둘째, 재산을 본다.
셋째, 지금 어떤 단계인지를 본다.
오늘은 그중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 사람이면 무조건 거주자일까?
아니다.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이 헷갈린다.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것과 세법이나 외국환거래에서 거주자로 판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예를 들어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오랫동안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외국 국적자이지만 한국에서 생활하고 사업을 하면서 국내에 생활 근거를 두고 있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해외 관련 세무 문제를 볼 때는
“한국 사람입니까?”
라는 질문만으로는 부족하다.
“거주자입니까, 비거주자입니까?”
를 별도로 봐야 한다.
재외국민은 누구일까?
재외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했거나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국적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한다고 해서 미국 시민권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면 재외국민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한 가지를 구분해야 한다.
재외국민이라고 해서 무조건 비거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거주자·비거주자 여부는 적용되는 법과 구체적인 생활관계 등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재외동포는 재외국민과 같은 말일까?
같은 말이 아니다.
재외동포라는 개념이 더 넓다.
재외동포에는 크게 두 종류가 들어간다.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다.
재외국민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하면서 외국에 거주하는 사람이다.
반면 외국국적동포는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했던 사람이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나 그 직계비속 중 법에서 정한 사람 등을 말한다.
따라서
재외국민 = 재외동포
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재외국민은 재외동포의 한 범주라고 이해하는 것이 쉽다.
해외이주자는 또 무엇이 다를까?
해외이주자는 생업이나 가족, 혼인, 연고관계 등의 이유로 외국으로 이주하는 사람 등을 말한다.
단순히 외국에서 몇 년 유학한다고 해서 모두 해외이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장기간 해외출장을 간 경우도 마찬가지다.
왜 이런 구분이 중요할까?
나중에 국내재산을 해외로 반출할 때 해외이주비 자금출처확인서라는 별도의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의 지위를 잘못 판단하면 그다음에 검토해야 할 서류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거주자와 비거주자는 어떻게 구분할까?
여기부터가 실제로 중요하다.
그런데 먼저 주의할 것이 있다.
소득세법상 거주자·비거주자와 외국환거래법상 거주자·비거주자는 반드시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각 법에서 거주자와 비거주자를 구분하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금을 검토하는 것인지, 해외송금과 외국환거래를 검토하는 것인지에 따라 적용할 기준을 따로 봐야 한다.
외국환거래에서는 어떻게 볼까?
외국환거래법상 거주자는 원칙적으로 대한민국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둔 개인과 대한민국에 주된 사무소를 둔 법인을 말한다.
그런데 실제 판정은 이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외국에 나가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해서 모두 비거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외국에 파견되어 체재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 등은 거주자로 볼 수 있다.
반대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도 외국에서 영업활동에 종사하거나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비거주자로 볼 수 있다.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외국 국적자라고 해서 무조건 비거주자가 아니다.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거나 일정 기간 이상 국내에 체재하는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외국환거래법상 거주자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해외송금 문제를 검토하면서
“나는 한국 사람이니까 거주자다.”
또는
“나는 미국 시민권자니까 비거주자다.”
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소득세법에서는 또 따로 봐야 한다
세금 문제에서는 소득세법상 거주자·비거주자 판정이 중요하다.
여기서는 단순히 국적이나 영주권 하나만 가지고 판단하지 않는다.
국내에 주소를 두고 있는지, 국내에서 계속하여 일정 기간 이상 거소를 두고 있는지, 직업과 가족관계, 국내외 자산 및 생활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족이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고, 본인도 국내에서 사업을 하면서 생활의 근거를 한국에 두고 있다면 단순히 영주권만 가지고 비거주자라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반대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도 가족과 함께 해외에서 장기간 생활하고 직업과 생활의 근거가 해외에 있다면 비거주자 문제가 나올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국적이나 영주권이라는 명칭 하나가 아니라 실제 생활관계다.
왜 거주자·비거주자 판정이 그렇게 중요할까?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에 따라 세금과 해외송금 절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소득까지 국내에서 과세되는지,
국내재산을 해외로 보낼 때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어떤 자금출처확인서를 검토해야 하는지,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가 있는지 등 여러 문제가 연결된다.
그래서 해외 관련 상담을 할 때 나는 처음부터
“국적이 어떻게 됩니까?”
만 묻고 끝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디에서 생활하는지,
가족은 어디에 있는지,
직업이나 사업은 어디에서 하는지,
국내에는 얼마나 체류하는지,
해외에는 얼마나 체류하는지,
생활의 근거가 실제 어디에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그리고 세금 문제인지 외국환거래 문제인지에 따라 다시 판정해야 한다.
사람을 구분했으면 그다음은 재산이다
사람의 지위를 확인했다면 이제 재산을 봐야 한다.
한국에 있는 부동산인가?
한국 은행에 있는 예금인가?
해외에 있는 예금이나 주식인가?
해외 부동산인가?
상속이나 증여로 받은 돈인가?
재산의 종류에 따라 검토해야 할 제도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국내 부동산을 파는 문제라면 양도소득세와 등기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
국내 부동산을 판 돈을 해외로 보내려면 부동산매각자금확인서 문제가 나올 수 있다.
국내에 가지고 있던 예금을 해외로 보내는 경우라면 예금 등 자금출처확인서를 검토해야 할 수 있다.
해외계좌에 일정 금액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해외금융계좌 신고도 별도로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금 어느 단계인지 봐야 한다
한국 부동산을 파는 것과,
그 부동산을 판 돈을 해외로 보내는 것과,
보낸 돈을 해외계좌에 보관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쉽게 정리하면 이렇다.
팔 때, 보낼 때, 보관할 때를 나눠서 봐야 한다.
국내 부동산을 팔 때는 양도소득세와 필요한 등기 관련 절차를 검토한다.
그 돈을 해외로 보낼 때는 자금의 성격에 따라 부동산매각자금확인서 등 해외반출 절차를 검토한다.
해외로 보낸 돈을 해외금융계좌에 보유한다면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인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
하나의 돈이지만 이동 단계에 따라 적용되는 제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해외 관련 세무는 이렇게 시작하면 된다
재외국민이나 비거주자의 국내재산 문제는 처음 접하면 굉장히 복잡해 보인다.
하지만 순서대로 나누면 정리가 된다.
첫째, 사람을 본다.
재외국민인지, 외국국적동포인지 확인하고 특히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를 판단한다.
둘째, 재산을 본다.
국내 부동산인지, 국내 예금인지, 해외계좌인지 확인한다.
셋째, 단계를 본다.
지금 부동산을 파는 단계인지, 돈을 해외로 보내는 단계인지, 이미 해외에 보관하고 있는 단계인지 확인한다.
나는 해외 관련 세무를 검토할 때 이 세 가지를 먼저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 재산, 단계.
특히 사람을 볼 때는 한 가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국적과 거주자·비거주자 판정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소득세법과 외국환거래법의 거주자·비거주자 판정 역시 같은 기준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구분을 먼저 해놓아야 그다음 세금과 해외송금 절차를 제대로 검토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재외국민이나 비거주자가 한국 부동산을 팔고 그 돈을 해외로 보내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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