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증여의 3원칙
“같은 10억을 줬는데, 세금은 같아도 효과는 다르다.”
어느 날, 한 아버지가 서른이 넘도록 부모에게 의지하며 사는 두 아들을 불러 술잔을 기울였다.걱정스러운 마음에 훈계를 하고 나서 물었다.
“너희는 앞으로 뭘 하고 싶으냐?”
큰아들은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고,
둘째는 “돈을 벌어 작은 건물 하나 사서 임대료로 편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는 잠시 생각하더니 큰아들에게는 현금 10억 원,둘째에게는 1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증여하기로 했다.
같은 10억, 전혀 다른 결과
언뜻 보기엔 두 아들이 모두 같은 금액을 받았으니 공평해 보인다.
하지만 증여세 계산은 간단치 않다.
두 아들 모두 증여재산가액이 10억 원이므로,
대략 증여세 2억 2,500만 원(10억–5천만 × 30% – 6천만)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증여세를 낼 돈이 없다는 것이다.
두 아들이 자력으로 세금을 낼 수 없다면 결국 아버지가 대신 내줘야 하는데,이 경우 그 세금 액까지 ‘추가 증여’로 되어 증여세가 한 번 더 과세 된다.
이처럼 단순한 사례 속에도 증여세·자금출처·평가 등, 수많은 세무 이슈가 숨어 있다.
하지만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이야기,
즉 ‘어떤 자산을 증여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춰보자.
① 현금이 아닌, 저평가된 자산부터
증여는 자산의 무상이전(無償移轉)이다.그래서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건,
“그 자산이 세법상 얼마로 평가되는가”이다.
현금은 언제나 그대로 10억이다.
증여세도 명확하고, 이후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이자 정도만 붙고 오히려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주식 등은 다르다.
부동산의 시가는 오르 내리고, 비상장주식은 세법 상 평가액 역시 오르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세법이 현실 가치를 따라가지 못하는 저평가 구간이 존재한다.
이럴 때 증여를 하면 적은 세금으로 큰 가치를 옮길 수 있다.
10억으로 평가된 부동산이 실제 시장에서는 13억, 14억에 거래될 가능성도 있다면,
그 차이만큼 절세 효과가 생긴다.
그래서 첫 번째 원칙은 명확하다.
“시세보다 저평가된 자산을 먼저 증여하라.”
② 장래에 가치상승 가능성이 높은 자산
두 번째 원칙은 ‘세금은 현재를 기준으로, 자산은 미래를 기준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증여세는 증여 시점의 평가액으로 결정된다.
이후 아무리 올라가도 추가 세금은 없다. 따라서 오를 가능성이 높은 자산일수록 미리 증여해두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현재 평당 2천 만 원인 토지가 5년 후 개발로 평당 5천 만 원이 된다면,
지금 증여할 경우 세금은 ‘2천만 원 기준’으로 끝난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상장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주식을 미리 자녀에게 증여하면,상장 후 급등하더라도 그 이익은 세금 없이 자녀의 몫이 된다.
이때는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에 의해 상장을 예상하고 직전에 증여한 경우에는 이슈가 있을 수 있다.
즉, 증여는 ‘현재의 과세기준’과 ‘미래의 가치상승’ 사이의 시간 차를 이용하는 절세기법이다.
“앞으로 오를 자산을 지금 넘겨라.”
③ 현재 이자나 수익이 발생하는 자산
세 번째 원칙은 현금 흐름에 관한 것이다.
증여 후 그 자산이 이익을 만들어내면,그 수익은 이제 수증자(자녀)의 소득이 된다.이건 단순한 절세를 넘어 소득 구조의 분산 효과를 만든다.
예를 들어, 상가 건물을 자녀 명의로 증여했다면, 임대료는 자녀의 소득이다.
부모의 종합소득세율(최고 45%)보다 낮은 세율로 과세 되며, 건보료 부담도 줄어든다.
반면 부모가 계속 보유했다면,임대료는 부모 소득에 합산 되어 소득세·건보료·종부세가 중첩된다.
따라서 세 번째 원칙도 명확하다.
“현재 수익을 내는 자산을 증여하라.”
대표적인 예시로는, 임대수익이 꾸준한 상가·오피스
배당이 안정적인 주식, 저작권·상표권·특허권 등 증여 가능한 지식 재산권이 있다.
이런 자산을 일찍 증여하면, 세금은 한 번으로 끝나고 현금 흐름은 평생 지속된다.
증여플랜의 대전제
세 가지 원칙을 종합하면, 증여는 단순히 자산을 ‘나눠주는 행위’가 아니다.
‘가치평가–시간–현금흐름’이 세 축을 동시에 설계하는 정교한 프로젝트다.
즉, 세법상 저평가 구간을 찾아내고,향후 상승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선점하며,수익 흐름을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옮기는 것.
이것이 바로 증여 플랜의 본질이며, 부의 대물림이 합리적으로 작동하는 핵심 구조다.
같은 금액, 다른 결과
실무에서는 이런 사례가 흔하다.
두 자녀에게 나란히 10억짜리 건물을 증여했는데, 하나는 교통이 좋은 상권으로 올라가고, 다른 하나는 개발이 멈춰 제자리였다. 몇 년 뒤 두 자산의 격차는 10억이 넘었다.
또 어떤 경우는 두 자녀에게 각각 비상장주식을 증여했는데, 한 회사는 상장해 대박이 났고, 다른 회사는 상장이 무산되어 휴지조각이 되었다.
결국, 증여의 핵심은 금액이 아니라 선택과 시점이다.
‘무엇을, 언제, 누구에게 주는가’에 따라 세금도, 인생도 달라진다.
마무리
저평가된 자산, 미래 가치가 오를 자산, 그리고 수익이 발생하는 자산.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설계된 증여플랜은세금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시간을 아군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증여는 미리 하는 게 아니라, 제때 하는 것이다.
그 타이밍을 읽는 눈, 그것이 바로 절세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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