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하는 황당하지만 재미있는 질문 중 하나가 있다.
“증여를 어떻게 해야 세금이 적게 나오나요?”
그러면 나도 오랜 고민을 하는 척하다가 한 줄로 대답한다.
“잘하시면 됩니다.” ㅋㅋ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우문에 농담만 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답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첫 미팅 때 고객들에게 꼭 이야기해줬던 자산 이전 플랜의 기본 원칙을 정리해본다.
1. 단순 증여가 아니라 자산 이전 플랜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정 자산 하나만 들고 와서
“이거 세금 어떻게 줄여요?”
라고 하면 그건 해줄 수 있다.
그런데 전체 그림에서 보면 그게 오히려 악수가 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숲을 먼저 봐야 한다.
보유하고 있는 전체 자산과 가족관계, 향후 상속까지 함께 보고 증여 계획을 세워야 한다.
2. 빠를수록 좋다
상속 시점에 재산을 0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태어나면서부터 플랜이 시작돼야 한다.
증여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길게 활용할수록 선택할 수 있는 방법도 많아진다.
3. 시간, 세율, 수증자를 분산해야 한다
장기간에 걸쳐 자산을 이전하려면 한 사람에게 한꺼번에 증여하는 방식보다는 시간, 세율, 수증자를 분산해서 장기 플랜을 짜야 효과적이다.
자녀뿐만 아니라 손자녀 등 누구에게, 언제, 어떤 재산을 이전할 것인지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
4. 세금 이전에 자식들의 우애도 생각해야 한다
절세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녀들 사이의 관계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세금 몇 푼 줄이려다가 형제간 분란을 일으키는 경우를 꽤 많이 봤다.
특히 특정 자녀에게 먼저 많은 재산을 이전할 때는 나중에 다른 자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생각해야 한다.
5. 전 재산을 한 번에 증여하지 않는다
전 재산을 한 번에 증여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자녀에게 재산을 모두 넘겨준 뒤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장기간에 걸쳐 재산을 이전하면서 약속을 어길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장치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세금도 중요하지만 증여 이후 부모의 생활과 재산에 대한 통제력도 중요하다.
6. 단기·중기·장기 계획을 나눠서 짠다
자산 이전 플랜은 한 번 만들어놓고 끝나는 계획이 아니다.
단기·중기·장기 계획을 분리해서 짜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증여자의 건강 상태다.
아무리 좋은 장기 계획을 만들어도 증여자의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라 실행할 수 있는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7. 증여세 납부 재원과 향후 상속까지 함께 본다
재산만 넘길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증여세를 누가, 어떤 돈으로 납부할 것인지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증여를 받은 자녀에게 증여세를 낼 돈이 없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지금 하는 증여가 향후 상속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증여와 상속을 따로 보면 안 된다.
자산 이전 플랜은 결국 장기 관리다
자산 이전 플랜은 한 번 상담받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가족관계가 변할 수도 있고, 재산의 종류와 가치도 달라진다.
세법도 바뀐다.
증여자의 건강 상태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오랜 기간 플랜을 끌고 가려면 전체 상황을 계속 점검하면서 함께 판단해줄 수 있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카운셀러가 필요하다.
내가 오랫동안 자산 이전 플랜을 해오면서 느낀 것은 이것이다.
결국 자산 이전 플랜의 성패는 장기간 계획을 함께 관리할 사람이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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