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SEASON 02 · 서울청 조사 3국

3화. 내가 36년 간 본 최악의 상속(3)

2026.08.26·약 4분

의외의 범인, 의외의 상속인!


경찰도 같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아들과 며느리.
두 사람의 죽음이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겹치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경찰 수사가 다시 시작됐다.
수사관들이 파고든 이유는 하나였다.

“이 두 사람이 죽어서 가장 큰 이득을
보려 했던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수사선상에 오른 사람은
이 집안에서 늘 재산 문제로
소리를 지르던 그 사람이었다.
시동생.

경찰서 취조실.
형사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조카가 실종된 날,
그날 오후 어디 계셨습니까?”

시동생은 처음에는 부인했다.

“저는 그날 밖에 있었습니다.
술 마시고 있었어요.”

그런데 CCTV와 통신기록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며칠에 걸친 취조 끝에 결국
시동생은 무너졌다.

“......제가 그랬습니다.
형이 죽고 나서 재산이 다 저 여자랑 조카한테
가는 게 너무 억울했습니다.

조카만 없으면..... 조카만 없으면
저하고 어머니한테 재산이 올 줄 알았는데,

그것도 형수한테 다 간다고 하니까......
저도 모르게...”

예상대로 남동생이 범인이었다.

그런데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사람까지 죽였는데 정작 상속을 제대로 몰랐다.

여기서 하나 더.
상속을 받기 위해 선순위 상속인을 해하면
상속결격 사유가 되어 상속을 받을 수 없다.

그러니까 범죄를 저지른 순간
애초에 재산을 상속받을 자격 자체를 잃은 셈이다.

그런데 상속결격 문제는 잠깐 빼놓고
사망 순서가 달랐다면 어떻게 됐을까?

만약 형수가 먼저 사망했다면?
남편은 이미 죽었고 형수의 1순위 상속인은
아들이다.
그러니까 100억은 아들에게 간다.

그다음 아들이 사망하면?
아들은 배우자도 없고 자녀도 없다.

1순위가 없으니 2순위인 직계존속으로 간다.
그런데 엄마도 사망하고, 아버지도 이미 사망했다.

그럼 그다음 직계존속은?
친할머니.

100억이 친할머니에게 간다.
그리고 친할머니가 사망하면?

친할머니의 1순위는 직계비속이다.
큰아들은 이미 사망했다.

남아 있는 아들은?
둘째 아들. 바로 시동생이다.

그러니까 상속결격을 빼고
상속순위만 기계적으로 놓고 보면,

형수 → 조카 → 노모 순서로 사망했다면

결국 100억이 시동생에게까지 흘러갈 수
있었던 것이다.

시동생은 어쩌면 이 순서를 나름대로 계산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상속순위를 정확히 알지 못해서 순서를
잘못 선택했을 뿐.....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그럼 실제로 남은 100억은 누구에게 갔을까?

며느리 입장에서 다시 상속순위를 보자.
1순위는 직계비속.
아들은 이미 죽었다.
배우자인 남편도 먼저 죽었다.

그러면 2순위는 직계존속이다.
시어머니?

아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직계존속이 아니다.

며느리의 직계존속은 자기 친정부모다.
그런데 친정부모도 이미 모두 돌아가셨다.

그러면 3순위까지 내려간다.
3순위는 형제자매.
누가 있었지?

친정언니.

결국 그 100억은 친정언니에게 상속됐다.

남편이 평생 고생해서 만든 재산이 남편에서
아내와 아들로,
아들에게 갔던 40억이 다시 엄마에게,

그리고 마지막에는 남편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친정언니에게까지 간 것이다.

친정언니는 동생 장례식장에서 영정사진을 붙잡고
오열했다.

“내가..... 네가 그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진작
데리고 나올걸. 왜 그 생지옥에서 버텼어?”

동생을 잃은 슬픔과 갑자기 100억의 재산이 굴러들어온 상황.
친정언니도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실화다.
다만 내 사건은 아니었다.

신문에서 본 사건을 상속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쉽게 꾸며본 것이다.

결국 100억의 재산은 친정언니에게 남았고,
시동생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며,

노모는 그 소식을 듣고 몸져 누웠다는 이야기까지가
내가 기사에서 접했던 이 사건의 전말이었다.

이 얘기를 쓰면서도 소름이 끼친다.
돈 앞에서 사람이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

그리고 죽는 순서 하나만 달라져도
상속받는 사람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 끔찍한 사건만큼 상속순위를 극명하게
보여줬던 사례도 드물 것 같다.

리뷰 0

이야기를 읽고 느낀 점을 남겨주세요
?
따뜻한 댓글이 연재에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