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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02 · 서울청 조사 3국

1화. 내가 36년 간 본 최악의 상속(1)

2026.08.26·약 4분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고된 사업에 시달리던 50대 중반 사업가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재산 100억을 두고 사망했다.

가족 구성원은 이랬다.
40대 후반 아내와 늦게 본 10살 아들.

그리고 70대 중반 노모와
평생 형네 집에 얹혀 산 40대 후반 사고뭉치 백수 미혼 남동생.

남편한테 빌붙는 사고뭉치 시동생이라니.
당연히 형수와 시동생은 사이가 안 좋았고,

‘내 아들이 번 돈으로 먹고살면서
시동생 눈치나 주는 며느리라니.’

시어머니와 며느리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앞으로 이 집에서 일어날 끔찍한 상속전쟁이
자연스럽게 상상 될 정도였다.

너무 최악인 경우지만
이 사례를 따라가다 보면 상속순위 하나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

남편이 갑자기 죽었으니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남편 회사를 팔 건지,
남편 대신 대표를 맡아 운영할 건지도 정해야 하고,

상속재산도 정리해야 하고,
상속세 신고 준비도 해야 했다.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현실은 막막하기만 했다.

살림만 하던 사람한테 사업이 웬 말이며,
시동생이라도 평소 형을 잘 도와주고
형수와 사이가 좋았으면 함께 헤쳐나갈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여기서 10초만.
앞으로 벌어질 일을 이해하려면
상속순위를 먼저 알아야 한다.

1순위 — 직계비속, 배우자는 동순위
→ 여기서는 10살 아들과 배우자
2순위 — 직계존속, 배우자는 동순위
→ 여기서는 노모
3순위 — 형제자매
→ 여기서는 남동생

자, 여기서는 1순위 상속인이 이미 있다.
배우자와 열 살짜리 아들.

재산이 정확히 100억이고 다른 변수가 없다고 단순화하면
법정상속분은 배우자 60억, 아들 40억이다.

그럼 노모하고 동생은?
빵!
한 푼도 없다.

상속에서는 선순위 상속인이 있으면 그걸로 끝이다.
앞에서 끝나면 뒤는 국물도 없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비극이 시작된다.

이 사건이 불행한 이유는
상속을 받지 못하는 2순위, 3순위 사람이
한집에 함께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아무 능력도 없고,
서로 아주 앙숙인 상태로.

집안 분위기가 어땠는지 좀 더 자세히 보고 가자.
시어머니는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면서 소리친다.

“내가 그렇게 애지중지 키운 아들 새끼가 저거 좋다고 결혼해서 결국 나한테 남은 게 뭐야! 뭐가 남았냐고!”

며느리는 부엌에서 그 소리를 들으며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릇만 붙잡고 서 있다.
시동생은 거실 소파에 드러누워
TV 리모컨을 집어 던진다.

“형수, 형수! 나도 형 동생이야. 형 재산에 내 몫도 있는 거 아니냐고!”
“도련님, 법이 그런 걸 저더러 어떡하라고요.....”
“법? 법 좋아하시네!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딨어!”

노모와 동생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시어머니 마음은 이랬을 거다.

‘귀한 내 자식 공부시켜
힘들게 사업한다고 고생만 하다 먼저 보낸 것도
속이 시커멓게 탈 노릇인데,

뭐? 저 까탈스러운 며느리하고 손주한테만 주고
둘째랑 나는 한 푼도 못 받는다고?
이게 말이 돼?’

시동생도 마찬가지였다.

‘뭐라고? 우리 형이 고생해서 번 재산을
나랑 엄마는 한 푼도 안 주고 길거리로 나앉으라고?
어림없다. 두고 보자.’

평소 이 백수 동생은 술 먹고 싸움질도 곧잘 해서
경찰서도 몇 번 들락거리던 경력이 있던 터였다.
이렇게 허구한 날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었다.

매일 재산 문제로 싸웠다.
며느리는 밤마다 아들을 끌어안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엄마가 미안해. 조금만 참자, 조금만.”

열 살 아들은 엄마 품에서 물었다.

“엄마, 우리 할머니랑 삼촌은 왜 저렇게 화났어요?”

며느리는 그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회사 문제, 상속 문제로 정신이 없었고
아침부터 시어머니와 시동생과 한바탕 싸웠다.
며느리는 거의 실신할 정도로
멘탈이 무너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저녁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그런데,

아들이 집에 안 왔다.

전화기를 붙잡은 며느리의 손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친구 집에 전화해봐도
아이의 행방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며느리는 미친 사람처럼 동네를 뛰어다녔다.

“우리 아들 못 보셨어요?
열 살이고요. 파란 잠바 입었는데.....”

놀이터를 뒤지고,
학원으로 뛰어가고,
아들 친구 집 대문을 밤새 두드렸다.
목소리는 이미 갈라져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다.
그래도 아들은 없었다.

새벽 세 시.

며느리는 결국 파출소 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우리 애가.....
우리 애가 없어졌어요.”

그리고 일주일 뒤,
아들이 발견됐다.

살아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 2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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